한국 세계최대 모피 소비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 고혜련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모피 소비국으로부상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피의류 판매액은 92년 1천8백20억원에 불과했으나 93년 3천80억원,94년 3천7백80억원,95년 5천9백40억원으로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40 % 증가한 8천5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의 예상판매액은 연간 3천억원대의 모피소비국인 미국은 물론 7천억원 규모의 일본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모피를 가장 많이 사 입는 나라가 됐다는것이다.이처럼 우리나라가 모피 최대소비국이 된 것은 우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그동안 사치품으로 여겨지던모피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85년 모피 내수시장이 무려 2조원에 육박했으나이후 인조모피나 모피를 부분적으로 도입한 옷이 유행하면서 모피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우리나라는 지금이 일본의 85년과 마찬가지로 모피수요가 정점(頂點)을 이루는 시기라는 분석이다. 또 모피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계속적인 인하로 「모피는 값비싼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많이 약해진데다 한번 사두면 유행에 관계없이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생각도 모피수요를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국 유명백화점의 판촉전도 큰 몫을 차지했는데 롯데백화점(5개 본.지점)의 경우 지난해 1천2백억원에 이어 올해는 이보다 45% 많은 1천7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모피는 여름철과 같은 비수기에도 많이 팔리는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롯데의 경우 1~9월중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백70억원보다 30% 가량 늘어난 7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진창범 과장은 『외국에서는 저가제품이 많이 팔리는반면 우리나라는 소비자의 절반 가량이 2백만~4백만원대의 고가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밍크원단시장에서는 한국이 고급품을골라 사는 최대고객으로 등장했다.뉴욕.시애틀.코펜하겐등에서 올들어 13차례 열린 경매에서 한국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 2천만장의 밍크중 17%인 3백50만장을 사들였으며 이중 2백50만장은 미국산 최고급원단이었다.
경매회사들은 한국인을 「빅 바이어」로 예우해 별도의 연회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하고 경매때 우선권을 주는 등 VIP대접을 하고 있다.
모피에 관한 한 한국의 위세가 대단해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