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 목포·영암 갈치 낚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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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밤 영암호 방조제 앞바다 배 위에서 광주에서 온 낚시객 김경숙(50)씨가 잡은 갈치를 들어 보이며 자랑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4일 오후 10시쯤 전남 영암군 삼호읍 영암호 방조제 앞에는 20여 척의 낚싯배가 등을 훤하게 켜고 있었다. 뉴한라호(8t)의 배 양편에선 여성 2명을 포함해 20여 명이 낚싯대 2~3대씩을 바다에 드리우고 있었다.

정지덕(56·충북 청주)씨가 낚싯대를 치켜들자 줄 끝에서 은빛을 번쩍거리며 약 60㎝의 갈치가 올라왔다. 몸통 폭이 어른 손가락 세 개 넓이의 이른바 3지(指)짜리였다. 정씨는 “시간당 7~8마리나 잡힌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영암 앞바다에 올해도 갈치 떼가 찾아와 전국에서 낚시꾼들이 몰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갈치 낚시는 8월 중순 시작됐으며,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진다. 이 시기 석 달 동안 매년 10만~12만 명의 낚시꾼이 몰린다. 요즘 평일은 800~1300명, 금·토일에는 3000~4000명이 찾고 있다. 전체의 80% 이상이 외지인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초보자들도 입질 수심층을 확인해 공략하면 하룻밤에 수십 마리를 낚을 수 있다. 다른 바다 낚시와 달리 배를 타고 멀리 나가지 않아 뱃멀미 걱정이 없다.

낚시는 목포시 하당신도심 평화광장 앞과 영암군 영암호방조제·금호방조제(별암마을) 앞 3곳에서 한다. 멀어야 육지에서 1.5㎞ 떨어진 곳에 정박된 배에 올라 갈치를 잡는다. 낚싯배들은 크기에 따라 20~30명씩 태운다. 승선료는 1인당 3만원이다. 이런 식으로 영업하는 어선이 목포와 영암을 합쳐 160여 척이나 된다. 배를 타지 않고 방조제에서 잡는 사람도 많다.

갈치는 불빛을 보면 몰려들어 밤낚시가 쉽다. 대개 오후 5시쯤 시작해 다음날 아침까지 한다. 목포 ‘현대낚시’의 이상배(35)씨는 “씨알이 계속 굵어져 이달 말부터는 손가락 네 개 넓이의 4지짜리도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낚시꾼들은 잡은 갈치를 아이스 박스에 보관해 집으로 가져가지만, 일부는 현지 식당에 맡겨 회나 조림으로 요리해 술잔을 기울인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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