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폭로줄고 代案제시 눈길-15代국회 첫 國監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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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8일로 15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이번국감은 종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의원들의노력이 바탕이 된 내실있는 국감이었다는 것이 여야 3당의 공통된 견해다.
그 결과 국감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이 점은 무엇보다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의원들의 무책임한 폭로가 크게 준 것을 들 수 있다.신한국당 서청원(徐淸源)총무는 『떠도는 소문을 정확한 증거도 없이 폭로하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충분한 사전준비를 바탕으로 전문성있는 질의를 했다는 것이다.사실 의원 들이 자신의현장답사나 여론조사결과를 책자로 소개한 사례는 어느 때보다 많았다.현실성있는 대안들이 제시됐다.
또하나가 여당의원들의 변화다.그동안 의회의 행정부 견제기능 행사는 야당의 전유물처럼 인식돼왔다.그러나 이번엔 적지않은 신한국당의원들이 행정부의 잘못을 신랄하게 추궁,이같은 편중구도를깼다.이런 여야의 균형은 의회의 권위회복을 위한 의미있는 변화다. 초선의원들도 의욕적인 활약을 보였다.일부 상임위에서 의원들이 여야를 떠나 공동관심사에 대해 공조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주목할만하다.
야당도 성과를 거뒀다.경부고속철도 설계와 시공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나 식용쌀 수입문제를 쟁점화한 것,금융실명제 보완을위한 대안을 제시한 것등을 꼽을 수 있다.
공비사건을 계기로 안보와 방위태세의 문제점에 대해 따끔한 추궁을 한 것도 「전과(戰果)」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국민회의박상천(朴相千)총무는 『정부의 정책실패와 부정비리 규명은 야당의 몫이고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자부했다.자 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도 『차분하게 대안제시를 하는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야당으로서는 안보비상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국감에 집중되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나 국감의 정착을 위해서는 지나친 관심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도 드러났다.고질적인 문제점들가운데 특히 대책이 필요한 것은 피감기관의 구태의연한 답변태도. 적지않은 기관장들이 핵심을 피해 동문서답하거나 시간때우기로일관했다.의원들중에는 감사보다는 자신의 활동내용을 소개하는데 더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인상을 준 경우도 있었다.
방만한 피감기관 선정으로 효율성을 떨어뜨리거나 개인의 이해가개입된 것으로 보이는 자료요구 행태도 있었다.국감장의 증인채택에 대해 여야 모두 정치적 계산으로 공방을 벌인 것도 「티」라고 하겠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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