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컵축구>수원삼성 박건하,신인.득점왕 함께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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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신생팀이 리그우승을 꿈꿔본 일은 프로축구 출범이후 13년동안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돌풍의 팀 수원삼성은 13일 부산대우를 2-1로 누르고 올시즌 최초로 단독선두에 오르면서 마침내 숨겨뒀던 야심을 드러냈다.
그동안 『신생팀다운 패기를 보여주겠다』며 속내를 숨기던 삼성은 이날자로 목표를 「후기우승」으로 확정했다.그리고 『우리에겐박건하가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럴만도 했다.이날 삼성의 두골은 모두 「슈퍼루키」 박건하(25)의 발끝에서 터져나왔다.대우는 사력을 다해 「박건하 사냥」에 나섰지만 승부처에서 치명타를 맞고 쓰러졌다.
박건하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후반 41분,결승골을 터뜨린 박은 독오른 독수리처럼 푸른 유니폼 컬러를 바짝 세운채 두팔을 벌리고 그라운드를 「비행」했다.
경기가 끝난후 몰려든 기자들을 향해 박건하는 올시즌 처음으로『평생에 한번뿐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신인왕은 내 것』이라고선언했다.
평소 겸손하기 짝이 없던 박건하는 말문이 터지자 『내친김에 득점왕도 노려보겠다』고 덧붙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올시즌 11골.6어시스트를 기록,신인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보이고 있는 박의 신인왕 도전은 자연스런 일.그러나 득점레이스에서는 선두 신태용(천안일화.15골)에게 4골이나 뒤져 있어 추월하기가 쉽지 않다.
박건하의 장담은 골게터 특유의 「감」을 잡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박은 최근 3경기 연속골을 뽑아내며 절정의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득점왕 레이스는 어떤 개인타이틀보다 역전극이 자주 일어났던 파란의 무대였다.
박건하의 야심이 뜨거울수록 삼성은 신이 난다.그동안의 성적에비춰볼때 박건하의 「신인왕+득점왕」=「삼성후기우승」의 공식이 그대로 들어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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