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스라엘 조기교육현장 보고 온 안병영 교육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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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97학년도에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반드시 시행됩니다.』 지난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5차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국제교육회의에 참석한뒤 이스라엘을 방문,초등학교 영어교육과 영재교육 실태를 둘러보고 돌아온 안병영(安秉永)교육부장관은 14일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내년 실시를 분명히 했다. 『영어는 국제어』라고 전제한 安장관은 『북유럽국가등 세계대부분 국가들이 영어를 조기 교육하고 있고 이스라엘 국민들도 그 덕분에 웬만한 영어회화는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고 기간 6년을 합쳐 10년동안 생활영어 중심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생도 간단한 회화는 할 수 있어요.대부분 교사들도 생활영어에 능통하지요. 학교교육은 교사가 회화중심으로 반복해 가르치거나 학생들이 교사.학생,아빠.엄마의 역할을 서로 바꿔가면서 대화를 통해습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방송도 영어교육에 앞장서 TV프로그램중엔 대화는 영어로 나오고 자막이 이스라엘어 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요.』 초등하교 영어교육에 대해 『교재도 제대로만들어지지 않았고,가르칠 교사의 연수도 충분하지 않은 만큼 졸속으로 시행하기보다 1년동안 더 준비한뒤 시행하는 것이 낫다』는 「연기론」이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安장관은 『관점의 차 이가 있겠지만 조기 영어교육 준비는 제대로 되고 있다』며 「내년 시행」을 거듭 강조했다.安장관의 「조기 영어교육론」의 핵심은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놀이문화를 통해 영어와 친숙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安장관은 본격적인 영어교육과 거 리가멀다는 점은 인정했다.
安장관은 『현재 2차 심사중인 영어교재 선정은 치밀하고 공정하게 실시하고 교사 수급(需給)의 어려움은 원어민(原語民)활용,교사연수등을 통해 해결하겠으며 교육방송.VCR등 시청각교육도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개혁 차원에서 영재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安장관은 이스라엘이 90년 12~18세 학생을 대상으로 설립한 영재교육기관 「과학예술학교(Science and Arts Academy)」를 둘러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들의 영재 개념은 우리와 달라요.우리는 모든 학생을 한줄로 세우고 하나의 잣대로 재서 우수집단을 영재라고 부르곤 하지요.그러나 이스라엘사람들은 영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그래서 영재학교의 교과과목도 과학.예 술등 다양해요.또 「영재=출세」라는 등식보다는 「영재선발=진흙속의 숨은 일꾼 찾기」라고 보고 있어요.학교측은 특히 「국가의 도움으로 배운 영재들은 사회에 봉사할 것」을 강조해요.학생들은 매주 봉사활동을 해야 하고,기숙사 한방에 4명 씩 기거하면서 협동과 검소를 배우지요.』 安장관은 『이스라엘의 영재교육은 「세상은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기본정신아래 학생들을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남과 함께 살면서 새로운 분야를 창조하는 탐험가로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安장관은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방향에 대해 분명한 설명은 하지않고 이스라엘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는 점만 시사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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