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시마 라오(75) 인도 전총리가 10일 인도 총리로는 처음으로 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뇌물수수 혐의도 받고 있는 라오는 즉각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14일 법정에 서게되고,그뒤에는 구속될지도 모르는 수모를 받게 됐 다.인도판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라오는 외무장관이던 89년 뉴욕 주재 인도 영사를 시켜 은행서류를 위조,당시 정적이던 비슈와나트 프라타프 싱 전총리의 아들이 카리브해 섬에 비밀계좌를 열었다고 모함한 혐의를 받고 있다.그는 또 외무장관 시절이던 지난 83년 힌두교 지도자와 함께 한 기업인으로부터 정부공사 발주를 약속하고 10만달러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또 93년 의회의 결정적인 총리 불신임 투표를 앞두고 4명의 의원들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핵심 증인의 말이 오락가 락 하는 상태.
91년 라지브 간디 전총리가 유세중 암살되자 무명의 정치인에서 일약 총리로 발탁된 라오는 과감한 개방.개혁정책으로 파산상태의 인도를 아시아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할 신흥국가로 탈바꿈시켜놓은 「개혁가」였다.그러나 지난 5월 총선을 앞 두고 부패 스캔들이 불거져 나온데다 총선에서 그의 국민의회당이 창당 이후 처음으로 제3당으로 떨어지면서 수사의 도마위에 올랐다.
라오의 체포로 인도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전(前)권력자를 어떻게 사법처리할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영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