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가수 시언, 일렉트로니카 혜성이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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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본의 유명작곡가 프리템포의 국내 첫 앨범 ‘파워 오브 러브’를 부른 가수 시언.

 ‘파워 오브 러브(Power of Love)’라는 노래로 인기 몰이 중인 가수 시언(28·본명 김지연).

완전 신인으로 오해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그는 클럽 씬에서 꽤 유명한 가수다.

‘일렉트로니카의 뮤즈’로 통한다. 1m72㎝의 장신에 호리호리한 팔 다리, 은색 머릿결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를 휘젓는 그의 모습은 무대 위의 여신 같다. 최근 부산영화제의 비공개 클럽파티에서 영화감독, 배우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던 가수도 바로 그다.

“특히 려원·윤진서·강혜정씨의 반응이 열광적이었죠. 무대 위에서 그런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가수와 관객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는 것이 클럽 라이브 뮤직의 매력이죠.”

사실 그는 아이돌 가수가 될 뻔했다. 눈에 띄는 외모 덕에 중학생 때부터 모델 활동을 하다가 대형기획사에 픽업돼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이건 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그만뒀다고 한다.

“이후 알앤비 가수가 되려고 미국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기교는 흉내낼 수 있지만, 진짜 알앤비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깨달음에 충격을 받았어요. 다행히 일렉트로니카를 접하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느꼈죠.”

‘클럽 씬의 요정’ 시언을 ‘일렉트로니카의 뮤즈’로 끌어올린 이는 ‘멜로디의 마법사’ 프리템포(본명 한자와 다케시·일본의 유명 작곡가·DJ 겸 프로듀서)였다. 시언은 그의 ‘하모니’ 앨범(2006년) 중 ‘시메트리’라는 곡을 피처링했고, 그의 일본 투어에도 참여했다. 배우 이민기가 피처링해 준 ‘파워 오브 러브’는 프리템포가 작업한 국내 최초의 앨범이다. 록 베이스로 만들어 서정성보다는 ‘파워’가 느껴지는 곡이다.

“프리템포는 자신의 음악만큼 순수한 사람이에요. 저의 든든한 음악적 지주입니다. 다음달 공개될 ‘뷰티풀 월드’(영화 ‘사카리키’의 주제곡)는 저와 프리템포가 함께 불러요. ‘파워 오브 러브’에 이어 제가 가사를 쓴 두번째 노래입니다.”

지난해 9월 첫 앨범 ‘더 스텔라 송’을 낸 그는 허밍어반스테레오, 오리엔탈 펑크스튜, 위크엔더스 등의 뮤지션들과도 작업했다. 곡 작업을 할 때마다 같은 가수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목소리를 낸다. 관능미만큼이나 세련되게 빛나는 ‘팔색조’ 보컬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메이저 시장의 유혹을 받는다.

“무대 위 퍼포먼스가 보컬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 사물놀이·드럼을 배워서 리듬감을 좋아해요. 일렉트로니카에 그런 것들을 접목해 보고 싶어요. 일렉트로니카 안에는 모든 것을 집어넣을 수 있잖아요.”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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