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5년 OB마운드 지킨 박철순 은퇴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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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무조건 명령대로 따르기를 바라는 지도자가 되지 않겠다.』 OB 마운드를 15년간 지켜온 「불사조」 박철순(40)이 4일서울시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박철순은 이날 『두차례의 부상으로 담당의사가 선수생활을 끝내야할 것같다고 했을때 다시 일어서겠다는 오기로 역경을 극복했고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며 눈물을 글썽거려 15년간입어온 OB 유니폼을 벗는 아쉬움을 눈물로 표 현했다.
박철순은 『원년우승을 차지했던 82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지난 94년 선수이탈사건이 선수생활에서 가장 가슴아픈 추억이 될 것』이라고 회상했다.
다음은 박철순과의 일문일답.
-갑자기 은퇴를 선언하게 된 이유는.
『그동안 용기가 없어 은퇴를 차일피일 미뤄왔다.그러나 체력이나날이 달려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은퇴결정이 빨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구단에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뿐이다.김인식 감독님,경창호 사장님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개인적으로는 은퇴경기는 갖고 싶지 않지만 구단의 뜻에따르겠다.』 -선수생활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는 언제였나. 『허리부상.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마운드를 떠났다가 재기경기에 나섰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승패에 관계없이 마운드에섰을때 나와의 승부에서 이겼다는 기쁨이 들었다.』 -「불사조」란 별명을 얻기까지 최고령선수로 야구를 해온 신념은 무엇이었나. 『병원에서 나보다 더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역경을 극복해 나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었다.』 -코치가 된다면 어떤 철학으로 선수들을 지도할 것인가.
『프로에서 지도자는 경험만으론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항상 마음을 새롭게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끝으로 팬들에게 항상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왔다.그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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