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곤두박질치는데 가계소비는 GNP성장률 추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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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해 들어 가계소비액의 10% 이상은 외국산제품을 구입하는데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는 곤두박질치는데도 가계소비는 수그러들지 않아 가계소비증가율이 지난해말 이미 국민총생산(GNP)성장률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저축률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분석한 최근 가계소비동향에 따르면 가계의 재화구입비중 수입품구입에 쓴 비율이 올 상반기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선 11.3%를 기록해 외국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와 함께 GNP증가율이 연 9.7%에서 6.6%로 낮아진 지난해 4.4분기에도 가계소비증가율은 연간 8%대를 유지함으로써 GNP증가율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가계저축률도 지난해 3.4분기의 31.9%를 정점으로 계속 낮아져 올 2.4분기 현재 26.3%를 기록했다.
소비행태는 고급화.대형화가 두드러진 점이 특징.고급 수입자동차 판매대수가 94년 3천8백15대에 머물렀으나 95년에는 6천9백61대로 급증했고 올 7월말 현재 6천83대를 넘어선 상황이다. 고급가구 수입액증가율도 94년 65.4%,95년 40.8%,올해 들어 39.5%등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이처럼 가계소비가 늘어난 이유는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액이 늘어나고 과소비와 과시적 소비행태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20.4%의 증가율에 머물렀던 스키장 입장객수는올해 상반기 이미 27.5%를 넘어섰고 골프장 입장객수도 94년 11.5%,95년 14.2%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94년 5.1% 증가에 머물렀다가95년 64.9%로 급증했으며 올 1.4분기 현재 84.8%까지 늘어난 상태다.
KDI부설 국민경제연구소가 지난 7월 전국 1천4백31가구를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의식조사에 따르면 전체응답자의 93.1%가과소비풍조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내용은 부유층의 과시적 소비(25.1%),모방심리 및 실망소비(24.5%) ,광고등의 소비자극(23.2%)순이었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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