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歸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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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歸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95년9월7일자 「歸省」참조).巢는 본디 (천).臼(구).木(목)의 결합으로 은 새의모습이며 臼는 새집,木은 높다란 나무를 뜻한다.그러니까 새가 나무 위의 집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둥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까치집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소굴(巢窟).난소(卵巢)가 있다.따라서 歸巢라면 「둥지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동물이 자신의 주거지역을 잊지 않고 찾아가는 것으로 일종의 본능(本能)이다.비둘기나 제비같은 새가 있는가 하면 벌.개미같은 곤충류도 있으며 연어나 송어같은 물고기도 있다.
그런데 그 歸巢 본능은 사람에게도 있다고 한다.자기가 태어난집이나 자란 곳,또는 특별히 인상 깊었던 곳에 대해선 누구나 아련한 추억을 느끼면서 한번쯤 찾아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하지만 민족에 따라 차이는 있다.이 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아마 세계에서 歸巢본능이 가장 강한민족이 아닐까 싶다.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만 되면 실감할 수있다.수천만명의 「민족 대이동」이 벌어진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마다 않고 고향을 찾는 것을 보면 확실히 대단한 민족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동물의 歸巢와는 다르다.무작정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흙에 대한 애착과 함께 부모.친척을 찾아뵙는다는 효심(孝心)도 작용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늘 들뜨게 마련이다.벌써 마음은 고향에 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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