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프로야구시즌 판세 뒤바꾼 '5대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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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신생팀 현대의 초반 돌풍,한때 꼴찌였던 해태.한화의 상위권 급부상,쌍방울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지난해 우승팀 OB의 꼴찌추락등 올시즌에는 화제가 무성했다.그 화제의 뒷면에는 항상 경기 외적인 「사건」이 도사리고 있었다.
올시즌 흐름을 바꿔놓은 터닝포인트들을 살펴본다.
①현대의 메리트시스템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는 시즌초부터 대규모 메리트시스템을 실시,선수단 분위기를 바꿔놓았다.승률 5할을유지하면 월별로 2천만원부터 시작해 5푼씩 올라갈 때마다 5백만원씩 추가했다.즉 승률 6할이면 한달에 3천만원을 받을수 있었다.현 대는 후반기들어 액수를 더 늘려 월별로 5할이면 3천만원에 5푼씩 올라갈 때마다 1천만원을 더 내놓았다.
②한화의 3억원 격려금 한화가 꼴찌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5월8일 김승연 구단주가 느닷없이 3억원이라는 거금을 격려금으로 내놓았다.꼴찌팀에 3억원이라니.강병철 감독은 어쩔줄 몰랐다.격려금을 받은뒤에도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비서실로부터『선수들에 게 격려금을 나눠줬느냐』는 말을 듣고서야 마지못해 나눠줬다.그리고나서 거짓말같은 6연승.한달도 지나지않은 6월4일에는 2위까지 치솟았다.
③이종범의 방위제대 하위권을 맴돌던 해태는 오로지 「야구천재」이종범이 방위에서 제대하는 이날을 학수고대했던 것이다.제대하자마자 곧바로 경기에 투입된 이종범은 기대대로 맹활약,해태 우승의 전주곡을 연주했다.이종범은 남들보다 보름이나 늦게 뛰어들었지만 공격 7개 전부문에서 5위안에 랭크되는 맹활약을 펼쳤다.이종범은 20홈런-50도루,비공식신기록인 21연속 도루성공,최다 연속게임 안타 타이인 21게임 연속안타,3연타석 홈런등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④정명원 빈볼과 난투극 6월2일 인천 현대-삼성전에서는 올시즌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현대의 마무리 투수 정명원은 고의적으로 삼성 양준혁과 이승엽의 허리를 향해 차례로 강속구를 뿌렸다.대구 원정경기 때의 빈볼시비를 의식한 다분히 보복성 투구였다.당시 1 ,2위로 잘나가던 두팀에는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었다. ⑤쌍방울과 현대의 희비 8월13일 전주에서 쌍방울과 3연전을 갖는 현대는 해태에 선두를 내준 상태였다.김재박 감독은16일부터 홈에서 벌일 해태와의 4연전에서 총력전을 펼쳐 선두를 재탈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해태전에 투입키 위해 투수 로테이션상 쌍방울전 에 나와야할 정민태.위재영을 뒤로 돌렸다.이 와중에 쌍방울은 어부지리로 3연승을 거뒀다.선두 재탈환을 노렸던 현대는 오히려 4위로 추락했고 망가진 투수 로테이션은 끝까지 현대를 괴롭혔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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