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산일대 막바지 무장공비 잔당 추격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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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2일을 작전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는 군.경 합동수색대는 이날 강릉 칠성산 주위에 수색대를 집중투입,포위망을 조이며 막바지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날 칠성산 계곡에서의 교전 끝에 함장을 포함한 2명의무장공비를 사살한데 크게 고무되면서 잔당소탕에 자신감을 보이고있다. 군이 이처럼 칠성산 부근으로 포위망을 압축하며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우선 군은 사살된 공비들의 신원을 잠수함 함장 정용구(42)와 안내원 김윤호(36)로 확인했다.
흰색상의에 젖은 밤색바지를 입고 있는 정용구는 대머리에 금이빨 3개가 있었는데 이는 생포공비 이광수의 진술과 일치하고 있다.또 김윤호는 국군복장에 「우기득」이란 명찰을 달고 있다는 이광수의 진술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광수의 진술에 따르면 정용구와 김윤호는 또다른 안내원 유림(38.도주중)및 1~2명의 공비와 행동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들이 어떻게 조를 짜 움직이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나머지도 칠성산 주변에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군은 무장공비에게 하루 2~5차례씩 오는 북한의 무전지령을 무력화시키는데 총력을 펴고 있다.무전지령은 도주 공비들의 레이더 역할을 하는 생명선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수색대의 교신내용을 감청해 이동방향을 파악,공비들에게안전한 피신경로를 지정해주는데 이번 작전에는 송수신 동안 통신장애 없이 주파수를 빈번하게 바꿔 북한의 감청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차기 FM무전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야간 매복작전에서도 투시기구를 이용,야간에 움직이는 물체를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중이다.
문제는 과연 도주공비의 핵심인 정찰조(공작원)도 안내원 유림등 다른 도주 공비들과 함께 있느냐는 것.
군은 나머지 정찰조도 칠성산 부근에 있다면 작전이 예상보다 빨리 종료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19일 사살된 정찰조 조장이 강릉해안에서 발견된 점과,정찰조는 도주 첫날 1백50리를 벗어나지 못하면 비트(비밀 아지트)를 판 뒤 보름정도 지령수신만 받고 잠복하도록 교육받는다는 귀순자들의 증언으로 볼 때 정찰조가 이미 포 위망을 벗어났거나 완벽하게 은신,막판 추격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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