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살인하는 法' 출간 美출판사 被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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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최근 미국의 한 법정에서는 책도 살인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놓고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이같은 기상천외한 소송을 부른 문제의 책은 익명으로 발표된 『암살자』(Hit Man).「청부살인업자를 위한 매뉴얼」이라는부제 그대로 사람을 살해하는 방법을 조목조목 나열한 책이다.지난 93년 실버 스프링에서 청부살인업자한테 살해 당한 마일드레드 혼등 3명의 피살자 친척들은 살인범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이 책을 탐독했던 것으로 확인되자 출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살인을 청부한 로런스 혼과 살인범 제임스 페리는 별도의 재판에서 각각 무기와 사형을 선고받았다.이 재판과정에서살인범 페리가 여성의 눈을 정확하게 맞히는 요령등이 담긴 『암살자』를 읽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희생자 가 족들은 이 책출판사와 발행인을 상대로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이 재판을 담당했던 미국연방지방법원은 『언론자유 관련 재판으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케이스』라며 『출판물에 담긴 아이디어가 잠재적위험을 부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정조항 제1조(언론의 자유)의 보호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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