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과다검출 수입장난감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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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수입 장난감에서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는 통관.유통등 전반적인 수입 완구 관리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장난감을 장기간 빨거나 접촉할 경우 어린이들에게 뇌손상등 치명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수입.유통 문제점=93년 개정된 품질경영촉진법에는 수출입 절차의 간소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비(非)작동 완구에 대해서는아무런 사전검사.규제 조항이 없는 허점을 안고 있다.
중국및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된 비작동 완구중 이번 조사결과처럼 유독성분이 다량 함유된 제품이 상당수 섞여 있는데도 관계법령이 없어 규제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인천항에 도착한 수입 완구는 인천시내 1백30여개의 보세장치장에 보관돼 있다 통관절차만 거치면 곧바로 수입업자에게인계된 뒤 서울동대문구창신동 완구도매시장등 전국 도매상에 넘겨진다.이들 완구는 다시 대형 도매상등을 통해 전 국의 초등학교앞 문구점등 소매점으로 흘러든다.
더욱이 이들 저가의 수입 완구나 일부 국산제품중 아예 제조원혹은 수입원조차 기재되지 않은 불법 제품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불법 수입업자들을 찾아낸다는게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행 품질경영촉진법상 유아용 장난감에는 한글로 ▶제조원 또는수입원▶연령표시▶연락처등을 기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서울서대문구 H초등학교 앞 문구점의 경우 이같은 품질표시사항을 부착하지 않은채 영문으로만 제품명이 기재된 중국산 플라스틱 권총 「터닝 건」이 5백원(같은 종류의 국산품 가격은1천원)에 팔리고 있다.
◇유해성=유해 중금속을 장기간 접촉할 경우 유아의 성장은 물론 지능발달에도 커다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준치 이상의 납.바륨이 장기간에 걸쳐 인체에 축적되면 배꼽주위에 통증을 느끼면서 식욕부진.구토등의 증세가 일어난다. ◇대책=수입제품중 같은 수준의 국산제품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낮고 품질표시가 없는 제품은 일단 조심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문은숙(文恩淑)조사연구부장은 『제조원이나 수입원의 연락처가 기재되지 않은 장난감을 사용하다 피해를 볼 경우 피해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고 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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