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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레저] 5월에 가볼 만한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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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 궁남지

5월이다. 무르익은 봄이 슬몃 여름에 자리를 내주는 때다.

봄의 마지막 향연은 단연 신록이다. 새파란 하늘 아래 수목의 푸름은 더 짙어진다.

봄꽃의 피날레는 철쭉. 5월 한달 동안 온 산하를 붉게 뒤덮을 것이다. 하지만 철쭉은 여느 봄꽃보다도 변덕스럽다.

사나흘 폈다가 바로 지는 탓에 철쭉 흐드러지는 풍경은 하늘이 도와야 마주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5월에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

◆싱그러운 5월의 대숲 - 전남 담양

담양의 대나무골 테마공원은 이제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명소가 돼버렸다. 그 담양의 대나무 숲이 언제가 가장 좋으냐고 묻는다면 5월이라고 답한다. 해마다 5월이면 죽순이 새로 돋아나고 하루가 다르게 죽죽 솟아오른다. 해서 담양군은 해마다 5월 초에 대나무 축제를 연다.

3만평에 이르는 테마공원의 대숲. 후딱 둘러보면 한시간이면 족하다. 해서 대나무골 테마공원을 놓고 별 거 없다는 식의 투정도 뒤따른다.

하지만 대나무골 테마공원을 즐기는 방법은 따로 있다. 공중낙하 하고 하늘을 수십번 돌아야 테마파크에서 제대로 놀고 왔다고 말하듯, 대나무골 테마공원의 참 맛은 바람에 대나무 우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어야 알 수 있다. 죽림욕(삼림욕이 아니다!) 코스가 3개가 있고, 맨발로 황톳길을 밟고 다니는 소나무 숲길도 있다. 담양의 대나무 숲을 즐기는 다음 요령. 조선조 사대부 문학, 특히 가사(歌辭)를 예습한다.

그래야 면앙정.송강정.소쇄원 등 숲 곳곳에 숨겨진 정자의 풍류를 이해할 수 있다. 담양군청 문화레저관광과 061-380-3150, 대나무골 테마공원 061-383-9291.

◆백제의 봄 - 충남 부여

부여 가는 길은 다른 나들이와 다르다. 다시 한번 옷 매무새를 만져 본다. 그 화려했던 백제 문화의 종지부를 찍은 도시. 1400년 역사의 도시 부여엔 가볼 곳도 많고 그만큼 사연도 깊다. 이 화려한 봄날 굳이 부여를 가는 이유는 들뜬 봄 기운에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함도 있다.

부여 답사는 북쪽 부소산의 야트막한 토성에서 시작하자. 두시간 쯤 걸리는 부소산성길 산책. 백제의 문화가 박제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음을 알게 된다. 부소산성의 정상 부근 영일루를 지나 백제 흥망의 절정인 낙화암에 오른다.

백마강은 여전히 흐른다. 꽃잎처럼 떨어졌을 삼천 궁녀의 모습이 아련히 보이는 듯도 하다.

부소산성 길에서 정림사지, 백제왕릉원, 궁남지를 차례로 내려가면 된다. 하루 해가 짧다. 그럴만도 하다. 600여년 백제 역사가 응축된 곳을 하루 만에 돌아보는 건 무리다.

부여군 근처에 대조사와 성흥산성, 무량사까지 들를 수 있다면 백제의 미소를 차분히 완상했다고 자부해도 좋다. 부여군 관광안내소 041-830-2523,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252~2254.

◆선분홍의 엄습 - 전남 장흥

장흥과 보성의 경계를 가르는 건 제암산이다. 제암산은 이웃한 사자산과 함께 뭍에서 철쭉 소식이 가장 이른 곳이다. 해마다 5월 초가 되면 야생 철쭉이 산구릉을 가득 메운다. 흐드러진 철쭉을 놓쳤다고 상심하지 말자. 장흥에선 여전히 분홍 때깔의 봄기운을 맡을 수 있다.

길가에 조성한 화단에서 흔히 보이는 게 봄꽃이다. 꽃놀이가 아니어도 장흥은 좋다. 천관산.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다. 이 산 중턱에 문학공원이 조성됐다. 생김새가 제각각인 돌탑 400여개와 문학 비석 50여개가 산행에 눈요깃 거리를 선사한다.

산행이 아니어도 장흥은 매력적이다. 장흥군이 최근 개발한 정남진 해양권은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훌륭하다. 장흥군 안양면에서 용산면을 거처 대덕읍 일대까지 42.195㎞가 이어진다. 청정해역 득량만을 내다보는 코스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6.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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