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아들잃은 美여인 한국인 가해자 양자로 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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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미국인이 한국인 가해자를 양자로 입양,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조이 비라이트(53.여)는 아들 스콧 라이트(25.영어학원 강사)가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슬픔을 딛고 이국(異國)의 젊은이 임형석(林炯錫.34.회사원)씨를 양자로 맞아들였다.아 들 라이트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달 15일 오후10시40분쯤.
술을 마신뒤 친구들과 어울려 서울논현동 남강주유소 앞길을 무단횡단하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林씨의 포텐샤 승용차에 치였다.
林씨는 사고직후 라이트를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긴뒤 병상을 떠나지 않고 극진하게 간호했다.또 한국으로 날아온 라이트의 어머니를 위해 영어통역을 자원하고 호텔비 3백여만원까지 부담하며 가해자로서 최선을 다했다.林씨의 정성에 감동한 라이 트의 어머니는 영어로 쓴 탄원서를 두번이나 경찰에 제출하는등 선처를 위해발벗고 나섰다.합의금은 한푼도 오가지 않았다.
라이트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채 8월27일 숨을 거뒀고그의 어머니는 林씨에게 양자가 되어주길 요청했다.이들 「모자」는 미국대사관에서 양자입양 공증까지 마쳤다.
林씨는 숨진 라이트 시신을 미국으로 옮기는등 뒤처리를 마친뒤지난 8일 구속돼 죄값을 치르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9월초 미국에 돌아간 「어머니」는 林씨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내왔다.국경을 넘은 「모자사랑」의 소식을 접한 서울지검 형사4부 박석중(朴錫重)검사는 林씨를 벌금 3백만원에 약식기소해 13일 석방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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