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폐막된 美뉴욕 '소호 아트페스티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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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전세계 예술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하며 개막된 「소호(SoHo)아트페스티벌」(5~8일)에서 최근 새로운 이벤트로 포함된「사이버 전시회」가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뉴욕 맨해튼 남쪽에 있는 소호지역은 유명 화랑과 아틀리에가 밀집해 있는 미술의 거리이자 젊음의 거리.이곳에서는 매년 가을이면 아트 페스티벌이 열려 예술시즌의 개막을 자축하는데,올해도구겐하임 미술관.디아센터등을 포함해 1백5개 화 랑과 70여개공연및 행위예술 단체가 참가했다.
풍성한 전시회와 각종 공연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소호에서도중심부인 그린 스트리트133 스페이스 언타이틀드 갤러리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많은 사람들이 원형 테이블위에 놓여진20여대의 컴퓨터앞에 몰려 열심히 마우스를 움 직였다.이들은 플렉서스.아트네트웹.포스트마스터스 갤러리.히어 파운데이션등 14개 「컴퓨터 화랑(혹은 온라인 화랑)」의 인터네트 웹사이트을넘나들며 출품된 작품을 감상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할 경우 컴퓨터 화랑 관계자를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직접 작가와 접촉해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컴퓨터 화랑은 뉴욕의 인디펜던트 큐레이터(독자적으로 활동하는전시 기획자)들에 의해 94년말 등장,현재 그 숫자는 약 1백개에 이른다.
이번 전시회의 주요 참가단체인 플렉서스(웹사이트 주소 http: //plexus.org)의 대표인 김유연(39.여.재미 큐레이터)씨도 이중 한 사람이다.그는 플렉서스를 컴퓨터 화랑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미술평론.시 .문학등 다른 장르까지 취급하는 종합 예술정보단체로 확대시켰다.
그가 엄선해 확보한 미술 작가는 약 1백50명으로,이 가운데절반 이상이 미국 화랑가에서 눈여겨 봐주지 않는 아시아계 신진이다.이들의 작품은 3~6개월 단위로 계속 교체해 전시된다.
김씨는 『컴퓨터 화랑의 경우 실제 관람이 주는 만큼의 감흥을주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손쉽게 관람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발전의 여지가 크다』고 했다.플렉서스의 경우 전세계에 걸쳐 하루 평균 약 1만 명이 조회하고,약 20명이 감상 소감이나 작품 문의를 전자우편으로 보내고 있다.일반 화랑이 1주일 전시를 통해 잘해봐야 1천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것과 비교할 때 대단한 실적이라 할 수 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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