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세계사를 바꾼 이민족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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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돌고 돈다. 서양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강대한 것은 아니었다. 로마 제국이 쇠약해진 4세기 이후 1000년이 넘는 동안 서양은 경제적.군사적으로 취약한 상태를 면치 못했다. 특히 바바리안(야만족)이라 부르는 이민족들의 침략은 서양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로마 제국의 멸망을 앞당긴 훈족이나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한 몽골족 등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이민족의 침략도 여러 번 있었다.

케이블.위성의 히스토리 채널은 7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오후 10시에 '바바리안' 4부작을 방영한다. 서양인들이 비주류의 역사로 외면해 온 고트족.훈족.바이킹족.몽골족을 새롭게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역사 전문가의 철저한 고증으로 로마 시대와 중세의 성곽과 농장.마을 등을 생생하게 재현했으며, 고고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된 3척의 바이킹 배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또 많은 엑스트라와 스턴트맨을 동원한 실감나는 전투장면은 한편의 전쟁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1부 '고트족, 찬란한 로마 문화의 수호자'(7일)는 5세기 초 당시 서양 문명의 중심인 로마를 공격해 점령한 고트족의 이야기다. 고트족은 로마 제국의 붕괴 이후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까지 뻗어나가 서유럽에서 가장 거대한 왕국을 세웠다. 오늘날까지 찬란한 로마 문화가 보존된 것은 고트족 덕분이라고 한다.

2부 '훈족, 고대 세계 최고의 기병대'(14일)는 5세기 초 동로마 제국의 황제를 굴복시켜 막대한 조공을 받아낸 훈족을 다룬다. 중국 북방에서 유럽까지 말을 타고 달려온 훈족은 고대 세계에서 최강의 기병대를 보유했다. 이들은 국제 외교에도 능숙했다는 사실이 역사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다.

3부 '바이킹, 바다의 정복자'(21일)에선 8세기 말 유럽의 차가운 북쪽 바다에서 내려와 다른 유럽 지역을 약탈한 바이킹의 역사를 따라간다. 바이킹은 적들을 잔인하게 살해했지만 한편으론 탐험가와 무역 상인으로 유럽 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4부 '몽골족, 군사 전략의 선구자'(28일)에선 중국에서 동유럽에 걸친 광활한 제국을 건설해 몽골 중심의 세계 질서를 확립한 칭기즈칸과 그 후예들을 살펴본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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