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옛자동차모형 수집-화가 김동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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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새롭고 깔끔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묵은 걸 유난히 아끼는 사람도 있다.20여년동안 자동차 모형 2백50여개를 모은 만화가 김동화(46)씨는 분명히 후자에 속한다.도시풍 깍쟁이를 연상시키는 서울 태 생이면서도 1900년부터 1940년 사이에 생산된 자동차 모형만을 고집하기 때문.거실 장식장에 가득찬 자동차 모형이 얼른 보기에는 그게 그것 같지만 그의 설명을 듣고 자세히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된다. 『남자들 치고 자동차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걸 소유할 수는 없죠.그래서 대리만족차원에서 자동차 모형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특정 시기를 선택한이유는 천성이 투박하고 고풍스러운걸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여기 있는건 대부분 제임스 딘이 타고 죽은 차,클라크 게이블이나 알 카포네가 타던 차와 같이 이야기가 있는 것들입니다.또롤스 로이스가 1906년에 만든 「실버 고스트」라는 차 모형도있죠.회색인데 사람들이 처음 보고 모두 놀라 「은빛 유령」이라는 별명을 붙였대요.여기 있는 정도면 그 시절 자동차 모형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가 이 정도로 박식해지기까지 들인 노력과 돈도 만만찮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실제 가격도 꽤 나가요.대충 10여개국이상 돌면서 모았는데 마음에 드는건 보통 10만원 이상 가요.
가장 비싼건 70만원 짜리도 있어요.정말 중고차 1대 값이죠.
외국에서는 1백달러면 큰돈 아닙니까.그러다보니 초기에는 한달 수입의 대부분이 들어갔어요.집사람에게는 항상 3분의 1이하 가격으로 보고합니다만….또 한번은 외국에서 약을 사러갔다가 그만「눈이 뒤집혀」 자동차 모형을 사버린채 그냥 온적도 있고요.』『누구를 만나든 살아가면서 두가지는 꼭 하라고 부탁해요.하나는그림을 그리는 것,하나는 수집취미를 가지라는 겁니다.그림을 그리면 자기 표현력이 생겨 좋고 수집은 열심히 생활하게 하는 한편 여러 방면으로 유식하게 만들어 줍니다.』 앙증맞은 모습,환상적인 색상과 함께 꾸준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폴크스 바겐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인터뷰 내내 20여년의 손때가 묻은 자동차 모형이 자랑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외국에는 자동차모형 전문매장이 많다.이곳을 이용하면 백화점보다 다양한 제품을 구할 수 있다.
2.무조건 모으기보다 시기별.차종별로 주제를 정해 수집하는게좋다. 3.조립형과 완성형 가운데 시간이 없거나 견고한 것을 원하면 완성형을 고르는게 바람직하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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