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카마 15호 선상반란 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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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31일 오전5시10분쯤 해경 구난함 3001호로 부산항에 압송된 중국 교포선원 6명은 수갑과 포승에 묶인 채 해경 300경비정에 옮겨 태워져 1시간10분 뒤인 6시20분쯤 부산 해경부두에 도착,형사 12명에 의해 2인1조로 양팔 이 끼인 채아무런 저항없이 해경 수사본부로 직행.
비교적 왜소한 체구의 이들은 T셔츠 또는 운동복 상의에 허름한 바지 차림이었으며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으로 머리를 떨군 채부산해양경찰서 청사까지 20여를 이동하면서 양쪽에 늘어서 있던사진기자들의 요구에 따라 2~3초정도 포즈를 취하기도.
…페스카마 15호를 예인한 부산해경 구난함 3001호 함장 金준태(53)경정은 『갑판에 들어서자 핏자국은 보이지 않았지만피비린내가 진동했으며 생선썩는 냄새도 코를 찔렀다』고.그는 『선실과 갑판등은 어상자등이 부서진채 널부러져 선 상반란 당시의참혹한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이어 『범행수법이 너무잔인해 그들이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만 말한 뒤 고개를 설래설래.
金경정은 『검거당시 중국 교포선원들은 모든 것을 체념한듯 아무런 저항없이 해경직원들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며『생존 한국인이인석(李仁錫)씨와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매우 탈진한 상태였지만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였다』고 전언.해경은 사고 선박 내에 남아있던 혈흔에 대해 증거보전절차를 마치고 범행에 사용한 흉기 8점과 마닐라 로프,일본 밀입국용 뗏목 2개를 증거로 확보.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중국.인도네시아등 관련국들은 자국 선원들에 대한 변호권 확보전을 본격화.
…검찰은 중국 교포선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과정에서 중국등 관련국가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검찰은 우선 『이들의 동료선원 살해.유기행위는 국제법상 해적행위에 해당하고 한국선원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만큼 국내법에 의한 사법처리는 당연하다』는 입장.
…중국 교포선원들의 강요에 의해 살인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선원들에 대한 사법처리여부가 관심.이들이 중국교포선원들의 협박에 못이겨 동원호 실습기관사 崔군을 산 채로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했다면 일단 사법처리가 어 렵지 않느냐고보는 견해.그러나 허위진술일 가능성도 있어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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