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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0억+알파'발언 무혐의처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20억+α설을 발설해 명예훼손으로 고발된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을 검찰이 무혐의처리 했다.지난해말 全.盧비자금 사건의 와중에서 불거진 이 사건은 과연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스스로 밝힌 20억원 이외의 또 다른 돈 을 받았느냐 여부로 여.야간 심각한 쟁점이 됐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었다.검찰의 무혐의처리로 姜총장 개인은 혐의를 벗었는지 몰라도 국민들은 우롱당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선 검찰의 이번 조치는 여러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과연 이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느냐 여부의 법률적 판단을 떠나그 처리방식이 석연치 않다.이 사건을 9개월이나 묵혀 뒀다가 갑자기 서둘러 은밀하게 처리한 것은 떳떳치 못하다.
똑같은 사건은 아니지만 외교문서 변조사건,청와대 면담설사건등야당의원들이 연루됐을 때는 서슬이 퍼렇던 검찰이 이번은 왜 그렇게 부드러웠는지 검찰에게 묻고 싶다.그러잖아도 검찰의 정치적중립문제가 정치쟁점이 돼 국회에 제도개선특위까 지 설치될 정도인데 이런 처리자세는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깊게 만든다. 姜총장의 자세도 문제다.지난해 11월 한번도 아니고 수차례에 걸쳐 기자간담회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밝혔던 일을 이제와서『설(說)을 얘기한 것일 뿐 명예훼손의도가 없었다』고 발을 빼고 있다.당시 국민들은 『집권당 사무총장이 저 정 도로 얘기하니 무언가 있긴 있는 모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그 때문에 金총재가 도덕성과 명예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따라서 그 발언이 사실에 근거한것이 아니었다면 당연히 金총재와 국민 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일 것이다.
우리는 차제에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들에 대해 각성을 촉구한다.정치적 공방이라는 핑계로 근거도 없는 말들을 함부로 내뱉고 음해(陰害)도 서슴지 않는 무책임한 정계풍토를 고치지 않고는 결코 선진민주정치에 도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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