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34% "LG는 중국 브랜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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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34%가 LG를 중국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7%는 코카콜라 역시 중국 브랜드로 알고 있었다.

외국 브랜드를 국내 브랜드로 착각하고 있는 중국인 소비자가 많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중국인의 애국심’과 ‘구매 성향’의 관련성에 대해 중국 13개 도시 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중국인의 대부분은 전자제품과 명품을 제외한 식품, 화장품 등 거의 모든 제품에서 중국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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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식에 대한 조사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5개 도시 1003명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34%가 LG를 중국 브랜드로, 27%는 코카콜라를 중국 브랜드로 잘못 알고 있었다. 해드 앤 숄더가 중국 브랜드라는 응답은 86%, 도브는 48%, 월마트 22%,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각각 15%와 10%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코카콜라를 加口加樂이라고 부른다

중국인 다수가 외국 브랜드를 중국 브랜드로 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에서는 외국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할 때 상품명을 한자로 적고 광고에는 중국 연예인을 담는 등 외국색을 줄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령 코카콜라는 발음이 비슷한 한자어‘加口加樂’로 적는다.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BCG는 “업체들이 중국인은 애국심이 강하기 때문에 국산 브랜드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그 생각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국산 제품이라고 착각하고 있던 소비자에게 “지금까지 사용하던 외국 브랜드를 국산 브랜드로 바꿀 생각이 있느냐”고 물은 결과 대부분의 중국인이 “아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BCG는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 내 많은 소비자가 공식적으로는 국산 브랜드가 좋다고 하면서도 가격과 품질에 의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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