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생활끝낸 전낙원씨 귀국파장-새국면맞은 카지노非理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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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카지노 업계의 대부(代父) 전낙원(田樂園.69)씨가 26일 3년3개월동안의 도피생활을 끝내고 귀국,소강상태에 있었던 카지노 비리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田씨는 카지노로 번 「검은 돈」을 호텔.금융.제조.건설업등에투자해 14개업체를 거느린 파라다이스 그룹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검찰이 슬롯머신 업계 수사에 이어 카지노 업계에도수사의 칼을 들이대자 93년5월1일 아시아 태평양지역 관광협회총회에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출국,지금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케냐의 사파리 호텔에 머무르며 수사망을 피해왔다.검찰은 카지노 비리 수사결과 田씨의 혐의를 어느 정도 입증했지만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부득이 파라다이스 그룹 김성진(金聲鎭.66)부회장만기소했었다.
당시 카지노 비리가 불거지자 검찰 주변에선 田씨를 둘러싼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규모가 훨씬 작은 슬롯머신 업체도 세무청탁등을 하며 박철언(朴哲彦)씨등 고위층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드러난데서 보듯 카지노업계의 권력유착 정도는 훨 씬 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93년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K예술학교 준공식엔 국무총리등 고위공무원과 언론계 유력인사등이 참석,田씨의 영향력이 입증되기도 했다.
田씨는 외국에 체류하면서도 국내 경영진과 수시로 연락하며 경영상태를 챙겨왔으며 자신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정.관계에 끊임없는 의사타진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田씨의 아들(34)은 청와대 실세에게 아버지의 귀국을부탁해주겠다는 尹모(48.여)씨와 洪모(68)씨에게 속아 7억원을 사기 당하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그는 아버지의 귀국문제를상의하기 위해 청와대 모비서관을 직접 만났던 사실이 경찰 수사과정에서 확인되기도 했었다.
田씨는 또 자신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전재산을 사회에 내놓겠다는 의사를 金부회장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슬롯머신 사건 수사결과에 비춰볼때 田씨 역시 도박업을 운영하면서 정.관.언론계등에 상당한 「보험금」을 뿌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검찰수사가 얼마만큼 진행될지 관심을끌고 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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