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0월 대규모 인사說 떠오르는 總理후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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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일성(金日成)사후 지난 2년여동안 김정일(金正日)통치행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중 하나는 핵심 고위간부층에 대한 인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민무력부장(吳振宇)이 사망한지 8개월 뒤에나 후임자(崔光)를 임명하는가 하면,정무원 총리가 와병으로 몇달째 집무를 못하고 있어도 방치하고 있다.인사다운 인사라고는 지난해 10월의 군고위장성들에 대한 인사정도였고,나머지는 사망등으 로 공석이 된 실무급에 대한 보충인사였다.이는 「식량난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인사를 단행,불만이나 야기시키는 등의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김정일의 판단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김일성 사망후 벌어지고 있는 북 한의 정치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용어중 하나는 「일심단결」이다.김정일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단결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해가자는게 북한 기득권층의 한결같은 다짐이자 소망인 것이다.
그러므로 70대 고령이 대부분인 혁명 1세대를 보다 젊은 세대로 교체한다거나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하는등의 인사는 자제하는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북한이 당 창건기념일과 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일등이 들어있는 오는 10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최근 방북했던 한 재미 사업가가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북한 사정에 정통한 이 사업가는 북한이 9월에 있을 나진.선봉 투 자세미나를 계기로 경제개방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총리를 포함한 고위 당.
정간부들의 면모를 쇄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관심의 초점은 요즈음 북한 경영에서 비켜나 있는 당보다 전면에 나선 행정부며,당연한 결과로 강성산(姜成山)총리후임이 주목된다.경제회생이 제1의 과제로 돼있는 북한인 만큼 경제관료 몇몇이 총리후보감으로 꼽히고 있는데 우 선 당 경제담당 비서겸 정치국원인 한성룡(韓成龍)을 들수 있다.
그는 당 중공업부 부부장,내각 제2기계공업상,중앙인민위원회 경제정책위 부위원장등 당.정의 요직을 거쳤다.90년 정치국원이된후 지금까지 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그만큼 김정일의 신임이두텁다는 얘기다.귀순한 강명도(康明道)씨는 『 92년 12월 정무원 개편때 김정일은 한성룡을 총리후보로 밀었으나 김일성이 추천한 강성산에게 밀렸다는 후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총리대행으로 알려진 홍성남(洪成南.정치국 후보위원)부총리도 유력한 후보다.그는 프라하공대 기계공업부를 졸업한후 지금까지 경제분야를 떠나지 않은 대표적인 기술행정관료다.당 중공업부장,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평안남도 경제지도위원장 등 요직도 거쳤다.지난 5월말에는 중국을 공식방문,중국과의 경제협력 문제를 능숙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이들 2명은 일단 관록으로 거명되는 후보들이라고 할수 있다.그러나 김정일이 「이제는 세대교체의 때가 왔다」는 판단이 선 다면 총리에 50대 인물이 충원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전부총리였던 김달현(金達玄)과 현재 대외경제위원회부위원장으로 다방면에서 맹활약중인 김정우(金正宇)가 유력하다.
3차 7개년계획 실패의 책임을 지고 현재 함흥2.8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된 김달현은 북한이 대외개방 을 본격화할 경우 다른 누구보다 적임자라는 전언이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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