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黨바뀌어야한다>5.競選制 과감히 도입하자-외국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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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해 7월4일 영국총리이자 보수당 당수인 존 메이저는 당수직을 사퇴하고 경선을 실시했다.지도자의 자질 시비를 없애겠다는것이 이유였다.
경선결과 그는 66%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인 존 레드우드 전웨일스장관을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65년부터 자기당 하원의원들의 투표에 의해 당수를 경선으로 선출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실례다.
밀실정치의 대명사인 일본만 해도 지난해 12월27일 통합야당인 신진당(新進黨)이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당수 후임을 뽑기위한 경선을 실시했다.일본개조론으로 유명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간사장과 하타 쓰토무(羽田孜)전총리가 맞대 결을 벌인 결과 오자와의 승리로 끝났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3金시대 이래 당수경선마저 사라진 우리와는달리 경선이 관습화돼 있다.
경선이 생활화돼 있는 미국을 보자.당 조직의 가장 기초에는 투표구 조직이 있으며 지방선거구 단위의 선거구위원회,시 또는 구위원회,군(County)위원회,주(州)위원회,중앙의 연방위원회 순으로 구성돼 있다.얼핏 보면 피라미드식 위계 적인 것처럼보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각 위원회가 독자적으로 공직자 후보를 선출한다.중앙당이랄 수있는 연방위원회도 각급 위원회에서 선출된 위원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철저한 상향식 풀뿌리 체제다.
원래 미국도 건국 초기에는 비공식간부회의(Caucus)라는 막후조직에 의해 밀실공천이 이뤄졌다.그러던 것이 당간부들의 전횡이 문제되면서 1903년 위스콘신주를 필두로 예비선거제가 도입돼 오늘날 제도화됐다.
영국 보수당도 공직자후보 선출은 철저히 민주적이고 개방적이다.하원의원 후보의 경우 각급 선거구협의회마다 3명 이상이 나와경선을 치러야 하며 현직 하원의원이 다시 입후보를 원할 경우도이러한 재공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일은 아예 정당법과 선거법으로 선거구의 당원 또는 대의원의비밀투표에 의해 공직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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