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국제선여객기 50분延發 영문모른채 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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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처럼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휴가차 사이판여행을 하기로 하고 10일 오후8시30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그러나 정시에 출발할 것으로 믿었던 비행기는 30분이 지나도떠날 줄 몰랐다.한참후 기장이 『아직 출국수속중이라 탑승하지 못한 손님을 더 태워야 하니 좀더 기다려 달라』는 방송을 내보낼 뿐이었다.
그 사이 우리들의 몸은 마치 사우나실에 들어간 것처럼 땀에 젖어 들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는 에어컨을 작동하지 못하는 것인지 바깥공기가 유입되지 않는 비행기안은 그야말로 찜통 그대로였다.
결국 50분이 지나서야 비행기는 서서히 이륙하기 시작했다.물론 탑승객들은 별다른 사과의 말도 듣지 못했다.항공사측은 폭주하는 여행객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인 공항의 시설과 인력에 책임을전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 탑승할지도 모르는 승객을 무작정 기다린다든가 변변한 사과의 말조차 없는 이같은 행위와 서비스는 20년전 시골버스 정류장에서나 있었던 일이 아닌가.
대한항공은 말로만 국제화시대를 나는 「우리의 날개」를 외칠 것이 아니라 국적기 항공사답게 처신해주기 바란다.
김현숙〈서울서초구서초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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