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올 히트상품 보니 정기 예·적금 금리 높이고 … 예금 상한선 둬 발상 깨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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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 들어 은행들은 반격에 나섰다. 금리는 높이고, 수시입출금식 통장의 편의성은 유지한 상품이 무기였다. 여기에 각종 은행 수수료 면제 기능을 덧붙여 ‘통장 사수 작전’을 벌였다.

국민은행 개인상품부 정현호 팀장은 “예·적금 등 정통 은행상품의 재탄생과 역발상 상품의 등장이 올해의 트렌드”라며 “주식시장 침체와 함께 은행상품의 안정성·편의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새로운 상품들이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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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의 부활=우선 눈에 띄는 것은 주식형 펀드에 밀려 외면받던 정기예금·적금 등 정통 은행상품의 부활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은행의 ‘가족사랑자유적금’.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 상품은 최근까지 69만 계좌 이상이 개설됐다.

원금 보장이라는 적금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금리를 최고 연 5.85%로 끌어올려 수익성을 보강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여기에 돈이 장기간 묶이는 단점도 보완했다. 보통 적금은 중간에 해지하면 이자를 거의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 상품의 경우 계약기간의 3분의 2를 지난 시점에서 목표액을 채우거나 결혼 등 목돈이 들어가는 행사가 있을 때는 중도 해지를 하더라도 기본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적금과 예금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도 선보였다. 우리은행 팝콘예금의 경우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이자가 자동으로 적금으로 넘어가 복리 이자를 받는 효과가 생긴다. 정기예금 금리는 1년 최고 연 6.19%지만, 적금 상품으로 넘어가면서 금리가 최고 연 6.32%로 높아진다.

◆발상의 전환=올 들어 은행 통장도 CMA 못지않은 고금리를 주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원조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9월 선보인 ‘빅팟’이다. 계좌 잔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그만큼은 CMA 계좌로 돌려 고금리를 준다. ‘월급통장은 금리가 박하다’는 통념을 깬 이 상품은 최근까지 32만 계좌가 개설됐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 통장’은 예금 상한선을 둬 화제가 됐다. 소액 예금에 고금리를 주면 역마진이 생기기 때문에 보통 최소 가입 금액을 두는 게 보통이지만 이를 뒤집은 것이다. 최고 연 6%의 이자를 주면서 예금은 3000만원, 적금은 월 50만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도 돈을 자유롭게 넣고 뺄 수 있는 통장인데도 입금한 지 한달이 지나면 금리가 최고 연 5.1%까지 뛴다. ‘가입금액 얼마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지 않아 특히 인기를 끌었다.

보통 대출에 적용되던 원리금 분할 납입 방식을 예금에 적용한 상품도 눈에 띈다. 외환은행이 이달 선보인 ‘마이라이프 정기예금’은 납입한 원금과 이자를 최대 30년에 걸쳐 나눠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정기예금에 연금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패키지형으로 진화=은행 상품 진화의 다음 단계는 상품 하나에 모든 금융 기능을 넣은 패키지형이 될 전망이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고 각 은행이 증권·보험·카드사를 거느린 금융지주사로 변신하면서 각 계열사의 상품을 총망라한 종합 상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이 4월 내놓은 어린이와 청소년 전용상품 ‘키즈앤틴즈(Kids & Teens)클럽’이 전형적이다. 신한은행의 통장·적금에다 계열 자산운용사의 적립식 주식형 펀드, 교육자금 마련을 위한 변액보험, 그리고 체크카드를 한데 모았다. 18세 미만만 대상이지만 한 달에 1만 개 이상의 계좌가 개설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녀 학자금 마련을 위해 기존에는 적금이나 보험을 주로 이용했지만 앞으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상품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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