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사설

'차이나 쇼크' 장기적 눈으로 냉정하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4면

'중국발 경제 쇼크'로 계속 하락하던 주가가 어제 소폭이나마 상승하고 환율도 하락세로 되돌아서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지난주 금융시장은 차이나 쇼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 성장률 급락 등으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드 랜딩)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지난주에 취한 조치는 경착륙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방어책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한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반응은 지나친 점이 없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정부가 경기과열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이상, 앞으로 연착륙(소프트 랜딩)을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경기 진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과잉투자를 억제하고 외국 수입을 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그때마다 금융시장이 출렁거리지 않도록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시장에 이를 알려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리 강구해두어야 한다. 기업도 중국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또 중국경제가 연착륙한다 하더라도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연착륙 역시 중국의 성장률이 서서히 낮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질 때 한국의 성장률은 0.2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처럼 한국의 중국경제 의존도는 이미 지나치게 높아졌다. 중국경제가 종전처럼 9%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게 된 만큼, 정부와 기업은 앞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8%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제 아래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단기적으로 큰 충격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구조에 미칠 영향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대비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지나친 과민반응도 문제지만, 차이나 쇼크가 이번 한번으로 끝날 것이라고 방심해서는 안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