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에 자판기설치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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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마라리 이장.마라도 등대장.마라분교장.마라도 경찰출장소장-.
국토최남단 마라도의 「4인방」이라 불리는 사람들이다.30가구67명이 사는 조그만 섬에서 이들 네사람이 모든 민원을 합의해해결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올 여름 이들 4인방은 딱 한가지를 해결하지 못해 고민중이다.
마라도 등대안에 설치된 음료수 자동판매기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제주해운항만청 표지과 등우회는 지난 6월말 마라도 등대안에 음료수자판기 1대를 설치하고 근처엔 파라솔을 내 관광객들이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마라리 김행남(金行男)이장에게 민원이 봇물처럼 쏟아져들어왔다.등대자판기 때문에 여름 한철 음료수 장사를 망치고 있다는 가게주인들의 불만이었다.
올 여름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하루 7백여명.가게 주인들은 『이들 대부분이 자판기를 이용,주민들은 완전히 파리를 날리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주민들은 4인방에게 『공기관이 수익사업에 열을 올려서야 되겠느냐』며 항의하고 나섰다.
이장 金씨는 이같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김영훈(金永勳)마라도 등대장에게 이달초 대책을 호소했다.
그러나 등대장은 『정식 사업허가를 받았고 관광객편의를 위한 것이다.또한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직원자녀장학금으로 활용할 것인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며 주민불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최근 마라도 경찰출장소장 박영흡(朴英洽)경사와 정영일(鄭榮一)마라분교장이 중재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아 자판기 문제는 점점 조용한 섬마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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