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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여고 오늘 개교 100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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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천 여성 인재의 산실 역할을 해 온 인천여고가 개교 100년을 맞았다. 서울의 경기여고에 이어 공립 여학교로는 두 번째다. 이 학교 동창회는 25일 저녁 인천 송도 라마다호텔에서 전야제를 열었다. 26일에는 모교에서 100주년 기념탑 제막식을 한다.

인천여고는 1908년 4월 6일 인천 중구 전동 전환국 건물에서 인천공립실과여학교로 문을 열었다. 구한말 근대식 화폐를 찍어내던 전환국은 1900년부터 서울 용산으로 옮겨 가 비어 있었다. 일본 조계지 인근이어서 초기에는 일본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일본인 학생은 지금도 일본에서 백양회라는 동문 모임을 만들어 교류하고 있다.

‘인천고녀(인천고등여학교)’로 불렸던 일제 시대에는 입시 경쟁이 치열해 한국 학생들은 학급당 3∼4명에 불과했다. 한국전쟁 때는 유엔군이 교실을 차지해 인근 송현초교에서 수업을 받기도 했다.

1908년 개교 당시의 인천여고. 인천여고는 당시 비어 있던 인천 전동 전환국 건물에서 인천공립실과여학교로 문을 열었다. [인천여고 제공]

인천여고라는 현재의 교명은 51년 9월 5년제 학제가 중(인천여중)·고교(인천여고)로 분리되면서 정해졌다. 98년 7월에는 연수구 연수동에 새 교사를 마련해 이전했다.

한 세기 동안 인천여고는 2만7000여 명의 여성 인재들을 배출했다. 1921년 졸업생(8회)인 이옥경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아나운서(경성방송)로 활동했다. 영화배우 태현실(47회)과 ‘우생순’ 주인공들 중의 한 사람인 핸드볼 선수 홍정도(83회)도 이 학교를 나왔다. 교육자로서 어려운 환경의 제자들을 훌륭하게 키워 내 ‘상록수 상’을 받은 한옥분(40회)과 도예가 김석환(38회), 신영순(42회) 전 국회의원, 박승숙(43회) 인천 중구청장도 이 학교 출신이다. 유병옥(44회) 전 인천여고 교장, 공정자(45회) 인하대 명예교수, 김경숙(46회) 가천의대 교수 등은 교육계 동문들이다. 국회의원 이애주(52회·한나라당), 장부년(58회) 인천시 자치행정국장, 김진희(58회) 인천시 여성복지국장 등은 정·관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승숙 총동창회 회장은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학교 역사관을 리모델링하고 모교에 대한 장학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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