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이대호, 연습도 하지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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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5일 대구구장. 롯데와 삼성의 4번 타자인 이대호(26)와 박석민(23)이 경기 전 훈련 시간에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이대호가 수비 연습을 하러 가면서 3루 더그아웃 앞에 앉아 있던 박석민을 보고 부른 것이다. 박석민은 이대호에게 인사하며 “형, 오늘도 우리가 이기게 경기에 나오지 말고 쉬세요”라고 말했다. 박석민은 이대호가 빠진 롯데 타선은 무게감이 훨씬 덜해 상대하기 편하다고 했다. 이대호는 타격 시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 통증으로 23일 KIA전, 24일 삼성전 2경기 연속 출장하지 않았다. 이대호는 “오늘도 못 나간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가 이길 걸”이라고 응수했다.

이대호는 “한창 아플 때는 밥 먹다가 숟가락을 들지도 못하고 떨어뜨리기도 했다”고 부상 정도를 설명했다. 그러자 박석민도 “맞아요. 저도 많이 아플 때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어요”라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박석민도 이대호와 똑같은 부위의 통증으로 9월 초까지 한동안 고생했다. 방망이를 제대로 휘두르지 못해 기습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지금은 부상이 거의 나아 장타도 곧잘 치고 있다.

이대호는 보름 전부터 통증이 있었으나 참고 뛰다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고 팀이 2위 경쟁에서도 밀리자 보호 차원에서 출전을 자제하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배팅 훈련은 해도 된다”는 트레이너의 보고를 받고 “연습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남은 경기 출전은 의미 없고 부상이 심해지면 큰일이다. 포스트시즌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구=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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