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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 밖 쓴소리 들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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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中)가 24일 민주정책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정세균 대표. [연합뉴스]


민주당이 쓴소리를 듣기 위해 당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은 매주 수요일 아침 ‘논객이 민주당을 논한다’는 제목의 정책포럼을 열고 유명 논객들을 잇따라 초청하고 있다.

지난주 민주당과 가까운 연세대 김호기 교수를 부른 데 이어 24일엔 민주당보다 훨씬 왼쪽에 선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를 강사로 초청했다. 다음주엔 대표적 보수논객인 소설가 복거일씨가 강연자로 예정돼 있다. 연구원은 내년 초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인 ‘뉴 민주당 플랜’에 담을 당의 철학·가치·비전을 가다듬는 데 이들의 의견을 참고할 생각이다.

논객들은 자신들의 확실한 색깔만큼이나 서로 다른 길을 민주당에 제시했다. 이날 진 교수는 좌회전을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회생하려면 경제정책에서 신자유주의 노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노골적인 시장주의 노선과 뚜렷한 대립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민주당은 ‘불철저한 한나라당’으로만 남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주 김 교수는 “민주당은 총론에선 중도를, 각론에선 진보에 가깝게 노선을 운용하는 ‘진보적’ 중도주의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씨는 초청 자체부터 당내에서 논란거리가 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침없이 ‘사회주의’로 몰아붙이는 선명한 보수 성향 때문이다. 그는 최근 한 일간지 칼럼에서 “민주당은 자신의 이념적 지향을 수정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회의, 헌법의 정신에 어긋나는 정책들, 미국에 대한 반감, 북한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씨 초청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대해 연구원장인 김효석 의원은 “만날 똑같은 소리만 들으면 당에 무슨 발전이 있겠느냐”며 “원래 복씨를 제일 먼저 부르려고 했는데 당에서 기겁을 해 그나마 세 번째로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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