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툭하면 가동 중단 다시 높아지는 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전남 영광원자력발전소 2호기 내부 고장으로 7일부터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는등 최근 원전 고장이 잇따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동작.시공불량등으로 지난해 11회의 고장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도 벌써 8회의 고장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영광2호기 고장은 증기발생기 세관(細管)의 균열때문에 일어났다.이 원전은 가압형(加壓型)경수로로 핵연료를 태워 원자로를 순환하는 물(냉각재)을 고온의 증기로 가열하기 때문에 냉각재는 방사능을 띠게 된다.
그러나 냉각재는 원자로 격납용기안에서만 순환하면서 증기발생기를 통해 외부 물(냉각수)에 열을 전달해줘 이를 이용해 터빈을돌려 전기를 생산하므로 냉각수엔 방사성 물질이 없어야 정상이다. 영광 2호기는 증기발생기에서 열전달을 담당하는 세관이 손상돼 냉각재가 냉각수에 유입됨으로써 냉각수가 방사능에 오염된 것이다. 한국전력측은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일부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냉각수도 원전 발전설비안에서만 순환되므로 외부 유출은 있을수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또 냉각재의 냉각수내 유입량이 안전 규제치인 시간당 78.75ℓ보다 훨씬 낮은 8.44ℓ인만큼 이번 가동 중단은 위험성보다는 예방보수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같은 설명이 우리 원전의 완벽한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열전달 효율을 좋게 하기 위해 새끼 손가락 굵기의 가느다란 관을 증기발생기 한대당 5천여개씩 설치하는 증기발생기 세관은 원전 고장 요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약 부분으로 지적돼 왔다.이 세관이 한꺼번에 대량 파손되면 원자로 냉각재의 양이 줄어듦으로써 노심이 녹아버리는 이른바 멜트 다운(노심용융)으로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실제 91년 일본에선 세관 파열로 20여의 냉각재가 누출된 위험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원전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원전의 세관 재질인 슈퍼 알로이600은 부식에 의한 균열이 잘 일어나므로 이번과 같은 고장이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열전달 효율이 떨어지지만 안전한 재질로 꼽히는 690으 로 대체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영훈.차진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