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 경기外的 5개항목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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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애틀랜타올림픽은 각종 경기에서는 풍성한 기록이 쏟아지는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지만 각종 지원체계등 경기외적인 면에서는 「근대올림픽 1백주년」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중앙일보 올림픽특별취재단은 경기외적인 요소중 대회운영.교통.안전.날씨.자원봉사등 다섯항목을 A,B,C,D점으로 평가해봤다. [편집자註] ◇대회운영.시설=초반부터 애틀랜타올림픽조직위원회(ACOG)는 갖가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대회 전산망인 「인포96」은 잇따른 늑장서비스에다 엉터리정보로 각국 언론으로부터 사용료 환불요구를 받는등 말썽을 빚었다.
ACOG는 또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올림픽 공식 양파소스까지 지정하는등 스폰서 계약을 남발,「상업올림픽」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돈벌이에 치우쳐 대회운영은 역대대회 수준에 못미쳤다는 평가.점수를 매기자면 가까스로낙제를 면한 C점.
◇교통=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ACOG가 선수단과 보도진의 경기장 수송을 위해 마련한 셔틀버스는 경기장조차 찾지 못하고 거리를 헤매는 일이 잦았다.
한국야구대표팀의 경우 선수촌을 출발한 셔틀버스가 길을 잃는 바람에 최소한 경기시작 1시간전에는 도착,몸을 풀어야함에도 불구하고 15분전에 가까스로 경기장에 도착,서둘러 경기를 치러야했다. 또 선수촌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던 일부 조정선수들이 버스가 오지 않자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하키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탈취했다가 경찰과 대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교통점수는 낙제점인 D점 수준.
◇안전=전체 선수단 1만5천명의 두배가 넘는 3만여명의 안전대원이 경기장과 공공시설등에 배치됐지만 개막식에서부터 허점을 드러냈다.
각국 선수단과 귀빈들이 모인 개막식에 권총과 실탄을 소지한 남자가 경비를 뚫고 침입했다가 뒤늦게 검거됐다.
급기야는 2명이 사망하고 1백여명이 부상한 올림픽공원 폭발테러사건까지 발생,애틀랜타올림픽에 씻지 못할 오점을 남겼다.전반적인 평가는 C점.
◇날씨.환경=한낮에는 수은주가 38도를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아침.저녁 기온은 25~27도 수준으로 선선한 기후를 나타냈다. 애틀랜타의 도시환경도 숲이 우거지고 공기가 맑아 경기를 펼치는데 별다른 장애가 없어 날씨와 자연환경은 그런대로 A점 수준. ◇자원봉사=수년전부터 자원봉사자로 선발된 4만2천여명의우수한 인력이 경기진행과 안내.통역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역대 올림픽사상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 규모를 자랑했다.A점으로 이번 대회의 경기외적인 요소중 가장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종합=전체적인 평가는 서울.바르셀로나 올림픽에 크게 못미치는 C점 수준.
「지구촌 잔치」보다는 「미국 상인들의 잔치로 몰락한 올림픽」이라는 혹평을 면키 어렵다.
애틀랜타 도심에는 코카콜라.AT&T등 기업들이 마련한 전시관이 올림픽기간 내내 성황을 이뤄 올림픽이 아니라 미국내 잔치같다는 비아냥도 쏟아졌다.
[정리=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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