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①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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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는 세계 최초의 미니밴이다. 미니밴이라는 이름도 그랜드 보이저가 처음 썼다. 커다란 픽업트럭보다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고, 여러 명이 이동하기에 편했다. 이런 장점 덕에 2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100만 대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누려왔다. 원조 미니밴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동안 많은 메이커가 이 차를 베껴가며 도전장을 던졌다.

이런 그랜드 보이저가 5세대로 거듭났다. 기존 모델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인상은 한결 넉넉하고 우람해졌다. 2+2+3 구성의 7인승 실내는 ‘미니밴 만들기’가 경지에 다다른 크라이슬러답다. 독립식 2열 시트는 각각 앞으로 ‘재주넘기’를 하면 실내 바닥으로 쏙 숨어들어간다. 시트는 온데간데없고 실내 바닥으로 완벽하게 사라진다. 3열 시트는 수동식인 2열과 달리 버튼만 누르면 접히는 전동식이다.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 다닐 만큼 공간이 넉넉하고 마주보거나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시트 배열도 자유롭다.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에는 처음으로 내비게이션을 심었다. 용량이 20GB라 영화를 내려받아 보거나 MP3 1200곡을 저장할 수 있다. 가족을 위한 미니밴답게 2열과 3열 시트 천장에도 각각 모니터를 달았다. 뒷자리 아이들을 위한 배려다. 앞에선 DVD를 감상하고 뒤에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승객을 위해 각각 무선 헤드폰도 마련해 두었다. 정체가 심한 주말 나들이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엔진은 V6 3.8L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202마력을 낸다. 배기량에 비해 출력이 부족한 듯하지만 전자식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가족이 함께 타는 미니밴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낸다. 저속에선 높은 기어비로 큰 덩치를 힘차게 밀어내고, 고속에선 부드럽고 꾸준하게 달린다.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하는 미니밴답게 안전장비를 튼실하게 갖췄다. 앞좌석에 듀얼 에어백은 기본, 전 좌석에 커튼식 사이드 에어백을 달아 철옹성을 이뤘다. 여기에 주차센서와 주행안정장치(ESP),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 시스템도 더했다.

그랜드 보이저는 미니밴의 원조답게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고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지녔다. 가격은 5490만원.

김준형 월간스트라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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