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 구호품 비행기로 수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용천 참사 구호품을 실은 대한항공기가 남북 간 직항로를 이용해 30일 평양에 간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북한이 남측의 항공로 개방 요청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판문점을 통해 통보해 왔다"며 "대한항공에 남북 간 서해 경유 직항로 운항 승인을 내주었다"고 밝혔다. 남북 간에는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여객용 전세기가 오간 적은 있으나 화물기의 운항은 처음이다.

대한항공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화물기는 보잉747-400기종으로 30일 낮 12시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1시간20분 뒤인 오후 1시25분에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북한행 화물기에는 담요.내복 등의 침구류와 라면.음료수.의약품 등 구호물자 100t이 실릴 예정이다.

당국자는 "참사 이후 북한에 대해 조속한 구호물자 제공을 위해서는 육로와 항공로 등 다양한 교통로 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마침 남북 공동 민간행사를 위해 직항로 운항계획이 있어 북한이 화물기 운항승인을 보다 쉽게 내준 것 같다"고 풀이했다. 30일에는 남북 노동자 통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관계자 310명이 별도의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방북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북한이 요청해온 13개 품목의 구호자재.장비(234억원)를 2주 내로 북한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용천 참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중국 등 외국 정부가 333만달러, 국제기구 270만달러 등 모두 660만달러를 북한에 지원했다"며 "우리 정부는 북측이 요청한 자재.장비를 포함해 2500만달러의 물자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