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佛 국민들 신뢰.인기 독차지 에바 졸리 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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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현재 프랑스 사법부 인사중 국민들로부터 가장 높은 신뢰와 인기를 얻고 있는 인물은 에바 졸리(52.여.사진) 판사다.
그녀는 지난 5일 로이 르 플록-프리장(52) 프랑스 국영철도공사(SNCF)사장을 공금횡령 혐의로 전격 구속시키면서 일약유명해졌다.
그간 프랑스에서는 기업체 총수들이 부정부패와 관련,입건 또는기소된 적은 있지만 정치권의 압력등으로 모두 불구속 수사에 그쳤다. 때문에 거물들은 그물을 교묘히 빠져나간다는 통설을 뒤엎은 졸리판사의 용기는 프랑스 국민을 흥분시키고 있다.
플록-프리장사장은 89년부터 93년까지 프랑스 최대 석유회사엘프-아키텐사장 시절 공금 8억프랑(약 1천2백80억원)을 수익성 없는 섬유회사에 투자하고 개인적 이윤을 챙긴 혐의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총애를 업고 발탁된 그는 수감이후 몇차례 석방청구소송을 냈지만 「증인을 협박할 가능성이 짙다」는 졸리판사의 반대로 여전히 감방신세다.
졸리는 원래 노르웨이 오슬로 태생으로 프랑스어 한마디 모르는채 18세때 프랑스로 건너와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파리정치대학과 국립검찰학교를 졸업하고 지방판사를 거친 뒤 89년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사법적으로 구제해주는 산업재건 각료회의에서 일하면서 기업 비리를 파헤쳐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동안 피에르 콩소 프랑스시멘트회장,앙드레 레브-랑 파리바은행장등 거물 경제인들이 그녀의 수사망에 걸려 혼쭐났다.
그녀는 최근 자신의 직속상관인 자크 투봉 법무장관의 손녀가 개입한 부정사건을 수사중이다.프랑스 국민들은 그녀의 맹활약을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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