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은희석 전 시즌 발목 수술 않고 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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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독종’ 은희석(31·KT&G·사진)이 부상을 털고 2008~2009 시즌 개막전(10월 31일)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은희석은 보기 드문 독종이다. 고통을 참아 내는 인내력은 둘째 가라면 서럽다. 2007~2008 시즌 시작 전 그의 왼쪽 발목은 이미 고장나 있었다. 걸을 때도 찌릿찌릿한 통증이 왔다. 팀에서도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그는 수술을 거부하고 온전히 한 시즌을 치러냈다. 이를 악물고 근성으로 버텼다. 몸값 못하는 ‘먹튀’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였다고 그는 말했다.

2006~2007 시즌을 끝낸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은희석은 식스맨으로는 보기 드물게 대박을 쳤다. 2006~2007 시즌 1억4000만원의 연봉에서 107% 수직 상승한 2억9000만원에 몸담고 있던 KT&G와 5년 계약을 했다. 그래서 FA 첫해부터 쉰다는 것은 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은희석의 부상 투혼은 팀을 더욱 더 똘똘 뭉치게 했다. KT&G는 지난 시즌, 예상보다 좋은 정규 리그 4위에 오르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시즌이 끝나고 지난 5월 은희석은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석 달간의 기초재활을 끝낸 그는 지난달 말 팀에 바로 복귀했다.

그리고 뛰겠다는 일념으로 몸을 만들었다. 여전히 수술 통증과 부종이 남아 있지만 그의 의지는 결연했다.

은희석은 “수술을 1년이나 미뤄 부상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아직도 수술 부위가 아프다. 하지만 지난 시즌 경기에서 뛸 때보다는 덜하다”며 “선수는 경기장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운동화 끈을 묶었다.

마닐라(필리핀)=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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