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전문 금융회사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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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할 전문 금융회사가 국내에 생긴다.

1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KT&G와 화학 업체인 후성·휴켐스가 50억원을 투자해 이달 말 ‘한국탄소금융주식회사(KCF)’를 세운다. 펀드를 만들어 온실가스를 줄이는 사업에 투자하는 일을 주로 하는 회사다.

온실가스를 줄이면 그 양만큼 유엔이 ‘온실가스 배출권’을 준다. 이를 팔아 투자금과의 차익을 갖는 게 KCF의 사업 방식이다. 판매 대상은 일본이나 유럽연합(EU) 같은 선진국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정해진 기준보다 많이 온실가스를 뿜는 공장은 반드시 배출권을 사도록 하고 있다. 현재 EU에서 이산화탄소(CO2)는 t당 23유로(약 3만6500원)에 거래된다.

KCF는 국내에서 배출권을 팔겠다는 곳과 해외의 수요처를 연결해 주는 일도 한다. 그동안은 온실가스를 줄인 국내 기업의 배출권 거래를 해외 금융사가 중개해 수수료가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이 회사는 또 온실가스 감축을 어떤 방법으로 하고, 돈은 어디서 끌어 쓸지 기업과 공장을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을 한다. 진종욱 지경부 기후변화정책팀장은 “온실가스 감축 관련 컨설팅에서 자금 조달, 배출권 처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이를 활용해 온실가스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CF는 장차 온실가스 배출권의 선물 거래 등 녹색성장과 관련한 각종 파생상품 거래도 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국내 거래 시장도 만들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가진 온실가스 배출권을 대기업들이 사회 공헌 활동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사들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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