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녀 프로골프 간판급 최상호.박세리 올들어 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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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최상호.박세리 왜 이러나?」 국내 남녀 프로골프의 간판급인최상호(41)와 박세리(18)가 올들어 우승을 못하고 있다.기량이나 명성으로 볼때 이미 우승을 했어야 한다는게 주변사람들의기대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독주해오다시피한 최가 상반기 6개대회에서 무관에 그치자 『한물 간게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최는 이에 대해 『4라운드를 뛰기가 힘겹다』고 실토한다.즉 체력의 한계를 스스로 느끼고 있는 셈.
그러나 상반기 성적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최는 올해 대회마다 2~4언더파는 꾸준하게 쳤다.6개대회중 2위 한번(포카리오픈),3위 두번(팬텀.슈페리어오픈)등 5개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들었다.총 24라운드중 최악의 성적인 76타를 세번밖에 기록하지 않았다.오버파는 모두 다섯번뿐이었다.여전히 정상급다운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최는 현재 상금랭킹 5위(4천8백40여만원)에 올라 있다.
그런데도 부진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승을 못했다」는 이유때문이다.결론적으로 최가 부진한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성장했다는 얘기다.
반면 박세리가 우승을 못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프로데뷔후 3개대회에 출전한 박은 2위 두번(크리스찬디올.대구매일오픈)으로 상금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성적이다.지난 4월 프로로 전향한 박은 사실 공포의 대상이었다.지난해 아마추어로서 전대미문의7개대회를 석권한 박은 프로대회를 싹쓸이 할 것으로 기대됐고 기량면에서 결코 무리가 아니었던게 사실이다.
『아마때는 상금과 관계 없어 부담이 없었는데 막상 프로가 되고보니 부담이 많이 돼요.때문에 욕심이 앞서 자신도 모르게 힘이 많이 들어가고요.』 상금이라는 당근이 박의 기량을 얽어매고있는 고삐인 셈이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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