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판은 이미 골동품 턴테이블도 곧 생산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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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레코드판(LP)생산이 지난해말 전면 중단된데 이어 오디오기기에 부착돼 있는 LP플레이어(턴테이블)도 곧 생산이 중단될 전망이다. 지난 30여년간 삼성.대우.LG전자등 가전3사의 치열한 판촉경쟁 대상이던 LP플레이어는 이제 해태전자.정진전자등 일부 업체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며 그나마 생산중단을검토중이다.이에따라 아직 각 가정에 있는 LP플레이어도 한두장씩 사모았던 레코드판과 함께 골동품대열에 끼게 됐다.
◇레코드판=지난 30여년간 국내가요계의 인기판도를 가늠하는 잣대노릇을 해왔던 레코드판의 생산이 중단된 것은 지난해 말께.
지구.오아시스등 국내 10여개 음반제조업체들은 시중 음반가게에공급했던 레코드판 재고물량마저 수거해 산업폐기물 로 처분해버렸다. 거의 팔리지 않아 창고보관비 부담이 더 컸기 때문.이에따라 일부 음반가게의 보유물량을 빼고는 LP판의 시중유통도 중단된 상태다.현재 서라벌레코드가 홍보용 LP판을 제작할 뿐이다.
레코드판의 국내생산은 지난 85년 사상최대물량인 4백만장이 생산됐다가 그 뒤로 꺾이기 시작해 94년에는 1백만장선으로 떨어졌다.이어 레코드판은 일선 판매 진열장에서도 사라졌다.
한편 김민기나 양희은의 노래가 담겨있는 일부 인기 레코드판의가격만 뛰어 3만~4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LP플레이어=현재 국내최대 LP플레이어 생산업체인 해태전자와 가전3사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해오던 천안의중소전문업체인 정진전자 정도가 생산하고 있다.88년 전후로 연간 2백만대를 생산하던 해태전자의 올 생산량은 40만대.수출이대부분이고 내수는 5만대선에 그치고 있다.
수출은 아직 레코드판 수요가 있는 남미.유럽등지로 나가고 있다.한때 생산라인만 20여개가 넘었으나 지금은 3개로 줄었다.
하반기엔 또 1개라인을 줄일 방침이다.
정진전자도 생산라인을 대폭 줄였다.92년만 해도 자체 5개라인을 보유하고 외주로 3개라인을 가동했으나 지금은 1개라인만 가동하고 있다.이 회사의 고관웅 생산부장은 『아직 일부 수요가있긴 하나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며 『제품이 너 무 일찍 퇴장하는 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도 86년께 레코드판 생산이 중단됐다.요즘은 중국.대만이 주요생산지로 바뀌었다.
◇부품상황=현재 백화점이나 대리점매장에 일부 LP플레이어 제품이 구색상품으로 나와 있다.인켈.롯데.샤프등이 9만~10만원대의 미니 플레이어제품과 20만~30만원대의 고가 플레이어 일부를 내놓고 있으나 장식용 수요가 대부분이다.아직 부품구입은 가능하다.
대리점이나 가전회사에서 애프터서비스용으로 부품을 준비해 두고있기 때문.가장 중요한 부품은 바늘(카트리지)과 모터로 요즘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은 모두 일본산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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