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農氏후손 해마다 모여 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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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의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신농씨(神農氏)의 후손들이 5천년이 지난 지금도 한자리에 모여 제사를 지낸다는 사실이 알려져화제다.고대 중국인들에게 농사짓는 법과 약초를 가르쳐준 신농씨탄신 5천2백14주년을 맞아 중국 후베이(湖北 )성 수이저우(隨州)시에서 열린 「염제신농탄생제전」이 그것.
지난 6월11일(음력 4월26일)수이저우 시내에 위치한 신농묘(廟)에서 열린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대만.홍콩 그리고 중국의 각 성(省)에서 온 2백여 대표단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모두 신농 씨 후손인 각국 각 성(姓)의 문중대표들로한국에서는 진주강씨 중앙종회 대표단이 참가했다.
신농씨는 염제(炎帝)라고도 불리는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농사를 가르친 외에 불을 일으킨 성덕으로 왕이 되었기 때문에 염제라 불렀다고 한다(『제왕세기』).
참석자들은 「열산(列山)종친회」라고도 부르는 전야제 행사에서염제신농의 공덕에 대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수이저우시 당국은 몇년전부터 이 행사를 공식축제로 지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대표단으로 다녀온 강영(姜瀅.54.하성설비 대표)씨에 따르면 장창중(蔣昌忠)시장은 각국 대표단을 일일이 접견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사상 처음으로 열린 한국식 제사 순서였다.주최측의 공식일정상에는 각 대표단의 헌화(獻花)와 헌향(獻香)으로 제사를 마치고 곧바로 문화행사가 열리도록 되어 있었으나 한국대표단이 蔣시장등 주최측에 특별요청해 성사됐다.
『염제신농씨의 후손들은 강씨를 비롯해 여.홍.노등 2백50여성씨가 있는데 중국과 대만 외에도 베트남.필리핀등 동남아 일대에 널리 퍼져 산다고 합니다.세계 각국에서 후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 고유의 방식대로 제사를 봉행할 수 있 었다는 것은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신장됐다는 의미도 있고 순수 민간외교 차원에서도 의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제사를 진행했던姜씨의 말이다.한국대표단은 93년 이래 매년 1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한국식으로 제사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일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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