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이슬람 테러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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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슬람교의 개조(開祖)인 마호메트의 비극은 젖먹이 때부터 시작됐다.상류가문이기는 했지만 태어나기 며칠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더니 6세때는 어머니마저 병사했다.9세때 돌봐주던 할아버지까지 잃은 후 그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성장했다.청 년기에 대상(隊商)을 따라다니던 그는 25세때 카디아라는 돈많은 과부의 하인으로 들어가게 된다.나이가 열다섯살이나 많은 과부였으나 이들의 관계는 사랑으로 발전해 마침내 결혼하게 되고 마호메트는 카디아의 보살핌 속에서 정교(政敎)양권 을 장악하기에까지 이른다. 그같은 성장배경 탓에 마호메트는 고통에 민감했으며 항상 약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줄 알았다.마호메트가 「알라신(神)이 그 자신을 통해 이룬 단 하나의 기적」이라고 술회했던 코란경(經)도 「인간이 올바른 길로 가도록 인도하는 것」 이 요체다.곧 삶의 방법을 제안하고 일일이 지적해주며 명확하고도 현실적인 명령을 내린다는게 다른 종교와의 차이점이다.
코란경의 그같은 특징은 「네가지 교훈」가운데 하나인 「힘의 이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기독교에서는 「한 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밀라」고 가르치지만 코란에서는 「악에 대해서는 무자비하게라도 응징하라」고 가르친다.「정의의 전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회교도들의 전통적 인사인 『살람 알라쿰(평화가 당신과 함께 하소서)』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런 가르침이 열성교도들을 과격한행동으로 이끄는데는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미국 뉴저지주의 「알알람 회교사원」 성직자인 오마르 압델 라만은 큼직한 테러사건들에 연루돼 있는 인물이다.81년 사다트 이집트대통령을 살해한 것도 그의 추종자들이었다.그는 항상 이렇게 설교한다고 한다.
『모든 곳에서 신의 적들을 무찔러야 한다.그들은 시오니즘.공산주의.제국주의의 식탁에서 음식을 먹은 원숭이와 돼지의 후손들이다.알라신의 적들에 대한 성전(聖戰)엔 휴전이 없다.』 이번미 여객기 공중폭발사건에도 회교무장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전화하는등 회교도의 테러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사실로 밝혀진다면 「정의의 전쟁」도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여자와 어린이와 늙은이를 학살 해서는 안된다」는 코란의 가르침은 어떻게 변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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