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맛집>'비손'-한국인 취향의 프랑스.일식 요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비손」은 신문에 난 소개기사를 오려들고 몰려가기엔 적당하지않은 음식점이다.30석 남짓한 작은 규모인데다 음식나오는 게 더뎌 1시간30분 이상 시간여유가 있지않고는 이 집의 제맛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부부끼리 모처럼의 식사 나들이,놓치기 싫은 애인과의 데이트약속이라면 예약전화를 거는 수고를 감당하고서라도 한번 가볼만 한 곳이다.
위치는 아기자기한 음식점들로 유명한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이태원으로 빠지는 주택가 골목.
본래 인테리어소품점이던 곳을 개조한 실내는 고풍스런 샹들리에부터 마치 유럽의 작은 음식점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그렇다고 고답적이거나 완고하지만은 않다.안으로는 노랑.초록 테이블보같은 선명한 색상배합이 생기를 돋우고 밖으로는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경이 비내리는 날,햇살 쨍쨍한 날 모두 여유롭다.
이 집 음식에는 호텔 프랑스식당처럼 접시위에 그려진 한편의 그림을 보는 듯한 맛은 없다.
대신 양상추를 수북하게 담아내는 샐러드 차림새부터가 마치 가정집 음식을 대접받는 듯한 인상이다.
가정집은 가정집이되 정통 프랑스식 입맛이라기보다 일식이나 한식에 두루 친숙한 취향.
덕분에 버섯.샴페인소스로 만든 닭안심요리부터 한국식 불고기요리까지 두루 주요리로 메뉴에 올라 있다.
고기로는 프랑스식.일본식 등 여러가지 스테이크가 고루 맛있다.간장소스에 찍어먹는 베트남식 스프링롤도 권할만한 메뉴.하지만개성없는 스파게티에 와서는 음식맛 평점이 뚝 떨어지고 만다.
전채(前菜)로는 버섯곁들인 달팽이요리,토마토.모차렐라치즈가 다 상큼한 입맛인데 별미(別味)찾아온 기분을 한껏 내려면 계란젤리로 시작하는 것이 재미있겠다.
세트메뉴가 없기 때문에 전채부터 각각 주문해야 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전체 음식량의 조절.양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집 주요리 분량이 적다고 투덜댈지도 모르지만 전채.샐러드.디저트를위해 고루 자리를 마련해두는 편이 미각에 즐겁다 .
기분내는 메뉴로는 아이스크림.과자를 얹은 튤립모양의 디저트가전채의 계란젤리와 쌍벽을 이룬다.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원활하지만 따뜻한 빵을 원하는 손님에게 식은 빵을 내오는 따위의 자질구레한 무신경이 거슬린다.
주인은 중년 주부 두 사람.각자 몇년씩의 외국생활과 잦은 손님치레를 통해 손에 익은 메뉴를 갖고 지난해 11월 「비손」을차렸다.음식점은 처음이지만 같은 이름의 인테리어점도 경영,이 집 꾸밈을 통해 주인들의 안목을 짐작케한다.
앞으로는 집에서 만든 것같은 음식을 싸주는 음식점을 내보고 싶단다. ▶서울용산구이태원동,대표 金仁謙.趙惠修(02)790-0479 ▶가격과 식단=주요리 7천~2만5천원.전채,샐러드나 스프,주요리,디저트 모두 하면 2만3천~4만9천원.부가세 10%별도 ▶술=와인 1만~4만원 ▶영업시간=낮12시~오후10시,매주 일요일 휴무 ▶주차장=전용주차장은 없음.식당측에 문의 ▶신용카드=비씨.비자.마스터.삼성.엘지.다이너스티 등 ▶예약=특히 저녁에는 예약필수 이후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