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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OECD가입 계기 '그린한국'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중앙일보의 세계자원보고서 분석결과는 우리나라가 무역규모등 경제의 덩치가 커진 반면「환경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아득함을 새삼 느끼게 한 암울한 현실이다.
조사결과 미국과 캐나다의 환경친화도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나라들은 이미 70년대부터 환경투자를 꾸준히 해왔다.뿐만 아니라 인구밀도나 산업구조상 환경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고 환경 자정능력이 양호해 환경 후진국 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 분석에서 나타난 결과는 대체로 각 나라의 환경오염 수준과 정(正)의 상관관계를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있다. 즉 환경선진국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북유럽국가들은 이미 쾌적한 환경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환경친화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반면 우리나라는 대형 환경사고를 빈번히 당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외면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92년 리우회담 이후 환경에 대한 경각심은 고조되고 있으나 환경정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물가안정.국제경쟁력및 규제완화라는 경제논리에 위축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사실은 이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최근에도 정부는 환경개선 부담금 요율을 낮추었고 정치권과 지자체는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하고 있으며,수도권 자연보존권역내에대규모 관광휴양단지 조성안이 제기되고 있는등 반(反)환경적인 정책이 계속 결정.계획되고 있다.
이때문에 환경친화도 순위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이것이 우리나라 환경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대목인 것이다.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한국이 OECD가입을 결정한 일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것 으로 평가된다.왜냐하면 OECD는 국내 환경정책및 제도.환경영향평가,그리고 국경간 오염등 전반적인 환경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는 규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이들 규정중 우리나라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것도 있으나 많은 것이 아직 미비한 상태에 있어 이 규정을 준수할 때 우리나라 경제전반에 걸쳐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을 경제발전에 대한 걸림돌로 간주하기보다 환경정책의 선진화를 통해 기업이 「그린라운드」에 좀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김일중 동국대 무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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