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맞아? … 다시 켠 에어컨·선풍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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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났는데도 늦더위의 기세는 지칠 줄 모른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9.9도를 기록한 15일 어린이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 분수대에 뛰어들어 물장난을 치고 있다. [김태성 기자]


때늦은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1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9.9도로 한여름 같은 날씨를 보였다. 평년(1971~2000년 평균)의 26도에 비해 3.9도나 높은 수준이다. 또 이날 전국에서 기온이 가장 높았던 수원은 평년 최고기온보다 5.4도나 높은 31.1도를 기록했다.

하루 전날인 14일 추석에도 서울의 낮 기온이 30.2도까지 올라가 9월 14일의 평년 최고기온보다 4.6도나 높았다. 수원은 30.7도를 기록해 평년보다 5도나 높았다. 전주는 평년보다 4.9도나 높은 31.3도까지 올라갔다. 늦더위가 계속되더라도 추석 무렵이 되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이처럼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추석이 빨라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윤달이 없는 해에는 추석이 9월 중순부터 9월 말 사이에 오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올해가 특별히 빠른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달은 보통 3~4년에 한 번씩 들고 윤달이 끼는 해에는 추석이 늦어져 10월에 오기도 한다. 이번 늦더위는 추석이 9월 중순이었던 다른 해와 비교해도 좀 유난스럽다. 97년 추석은 9월 16일이었으나 당시 서울지역 낮 최고기온은 22.2도에 머물렀다. 2000년 추석도 9월 12일이었는데 낮 최고기온은 24.6도, 2003년 추석인 9월 11일에도 24.6도였다.

기상청 김영화 예보관은 “올 추석에 기온이 높았던 것은 일사량이 많아 낮동안 데워졌던 지표가 밤에 채 식기 전에 다시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들어 비가 거의 오지 않은 게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가을에는 비가 적었다. 보통 가을에 접어들면 이동성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이동하면서 비를 뿌리는데, 9월 들어 고기압이 유지되면서 맑은 날씨가 계속됐다. 최근 열흘간 서울지역엔 5일에 0.2㎜, 11일에 0.5㎜의 비가 살짝 뿌렸을 뿐이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과거 9월 중순 추석 때엔 추석 당일에 비가 내리기도 했고, 당일 비가 내리지 않았더라도 직전에 비가 자주 내린 탓에 기온이 크게 올라가지 않았다. 2003년 추석 때는 이틀 전까지 3일 연속 비가 내렸고, 2000년에도 추석 사흘 전까지 나흘 연속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대만 타이베이 북쪽 해상에서 동북동진하고 있는 제13호 태풍 ‘실라코(SINLAKU)’도 낮 기온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태풍이 남쪽 열대지방의 따뜻한 공기를 북쪽으로 계속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늦더위 언제까지=기상청은 이번 늦더위가 17일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이후에는 북서쪽에서 찬 대륙성 고기압이 한반도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더운 공기를 밀고 올라왔던 태풍 실라코도 그때쯤이면 일본 쪽으로 빠져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태풍이 빠져나가면서 비를 뿌려 준다면 더위는 더욱 빨리 가실 수도 있지만 비의 양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김 예보관은 “태풍이 17~18일 일본 오키나와와 가고시마 사이를 빠져나가고 난 뒤 북서쪽에서 대륙성 고기압이 한반도로 접근하는 18일께 기온이 다소 내려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태풍 경로는 아직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기상 변화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태풍 실라코는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여신(女神)을 뜻한다.

강찬수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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