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사회>'별난 동네 별난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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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물은 늘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신대륙의 발견과 미국의 서부개척등 역사적인 사건들도 보물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열망에서 비롯됐다.「골드러시」니 「엘도라도」니 하는 말은 다 이런 인간욕망의 표상이다.태평양과 인도양 사이에 떠있는 거대 대륙 호주.이 대륙 남부의 한 가운데 쿠버페디란 마을이 있다.호주의 국보(國寶)인 오팔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는 「오팔러시」의 현장이다.
SBS가 14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11시50분에 방송할 풍속다큐멘터리 『별난 동네 별난 사람들』의 첫번째 시간은 바로 쿠버페디 마을사람들의 「별난인생」을 담은 「킹피셔의 비밀」편이다. 성공적인 외주제작업체로 꼽히고 있는 한맥유니온이 편당 3천만원을 받고 SBS에 납품하는 총5편중 첫번째.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진」의 말로 쿠버페디는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구멍동네」란 뜻.1914년 허친스일가가 우연히 오팔을발견한 이래 일확천금을 노리고 몰려든 백인들이 파놓은 구멍(2백여만개)에서 비롯된 말이다.애버리진들의 전설에 의하면 오팔은「킹피셔」란 새의 알이 변해 보석이 된 것.
열대 사막 한가운데 있는 만큼 쿠버페디의 날씨는 40~50도를 웃도는 폭염의 연속.자연스럽게 이곳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동굴집(더그아웃)을 짓고 산다.
다큐멘터리는 남부러울 것없이 살아가는 이곳 동굴사람들의 내부생활과 오팔채취과정,오팔에 얽힌 꿈과 좌절의 사연등을 상세히 소개한다.전체매장량의 2%밖에 캐지 않았다는 쿠버페디 사람들이오팔 찾는 방법은 단 한가지.오직 『느낌만으로 노다지를 잡는다』고 한다.
매장량이 엄청나자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관광자원이 된다.2달러만 내면 관광객들에게 일확천금의 기회를 주는 관광상품도 개발돼 있다.86년 영화 『매드맥스3』의 촬영장이 되면서 이젠 국제적인 관광지로 격상됐다.
하루 아침에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 수두룩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결코 허황된 꿈을 꾸지 않는다.『그냥 살기위한 방편』이라고말한다.이곳 사람들은 헛된 꿈보다 성실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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