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콤플렉스 부터 버려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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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 28면

“수퍼맨 꿈은 버리세요.”“부자로 살아야죠, 부자로 죽진 마세요(Living rich, not dying rich).” 대한생명의 신호영 경인 FA 센터장은 금과옥조 같은 노후설계 팁을 술술 내뱉었다. 그는 “점점 복잡해지는 금융상품 때문에 골치 아프지 않으냐”는 말부터 꺼냈다. 사실 그렇다. 펀드만 해도 1000개를 넘는다. 세금제도도 급변하고, 희한한 구조의 상품도 봇물이다. “혼자서 고집스럽게 개인연금 고르고, 보험에 가입하고, 펀드를 찍어선 성공하기 어려워요.” 수퍼맨인 양 혼자서 끙끙대지 말라는 소리다.

“집사(執事)를 만드세요. 머니 코치 한 명을 만들면 증권·보험·은행·세무 쪽으로 모두 촉수가 뻗습니다.” 사실 요즘엔 자산관리사들이 많아져 부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이런 코치를 둘 수 있다. 그는 “접근하기 쉬운 보험사의 파이낸셜플래너(FP)도 좋다”고 했다. 유명한 FP가 아니어도 괜찮다. 회사에서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다만 오래 다닐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합니다. 몇 년 이상 경력 있는 직원이 좋지요.”

그는 ‘부동산 거지’ 화두도 꺼냈다. 부자로 살다가 가야 하는데, 한국은 돈도 제대로 못 쓴 채 부자로 죽는다는 말이었다. 그가 귀띔한 고객 사례가 의미심장하다. 70대 중반의 이모씨는 농사를 짓다 땅값이 올라 80억원대 부동산 갑부가 됐다. 그러나 한 달에 쓰는 돈은 100만원 정도다. 더 쓰고 싶어도 현금이 없다. 자식들도 집이 없다. 부동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면 상속세만 30억원이 나온다. 세금 낼 돈이 없으니 자녀들도 고민이다. “극단적 사례지만 집에 대한 욕심이 과하면 행복한 노후는 어려워요. 어떻게 현금흐름을 만들어낼지가 은퇴설계의 관건입니다.” 물론 최근엔 주택연금(3억원 이하 대상)이 나와 집을 담보로 잡히고 생활비를 받는 상품도 나왔지만 100만원 아래여서 근본 해갈은 안 된다.

신 센터장은 “일본인은 근면하고 절약을 많이 해 노후 준비도 잘할 것 같지만 실제론 반대”라며 “재산이 부동산 중심이라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가 먹으면 재산의 절반은 뚝 잘라 금융자산으로 만들어놔야 한다. 부동산도 임대수입처럼 현금창출이 가능한 자산이 좋다”고 강조했다. 얘기를 끝내면서 그가 또 하나 강조한 것은 ‘건강 자산’이었다. “웰스케어 못잖게 중요한 건 헬스케어예요. 한 달에 병원비 수십만원씩 나오면 수십 년간 갈고닦은 은퇴자금도 한순간에 날아가죠. 몸관리에서만큼은 수퍼맨 전략을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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