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 “경제 단기간에 호전 힘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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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한국 경제가 가까운 장래에 크게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며 특히 “금융시장이 크게 변동하는 일이 앞으로도 가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위기설은 일단 가라앉았지만 주가와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출렁이는 ‘롤러코스터 현상’이 또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금융시장의 불안과 관련, “이제 다 지나갔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격변수의 변동이 매우 커지면서 실물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관계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가에 대해서도 그는 “인플레 압력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며 “최소한 몇 달간은 물가상승률이 안심할 수준으로 금방 내려오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유가격이 크게 내려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올 7월 한은은 하반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평균 5.2%로 전망했으나 이 총재는 “실제로는 그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부양을 위한 조기 금리인하론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물가와 경기에 대한 언급을 비교적 고르게 해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9월의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25%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0.25%포인트 인상했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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