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5.18사건 18차공판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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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일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12.12및 5.18사건 18차공판은 신현확(申鉉碻)전총리의 증언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긴장된 분위기였다.
申전총리는 검찰조사때의 진술내용을 모두 시인했으며 정승화(鄭昇和)전 육군참모총장 연행에 대한 崔전대통령의 재가과정이나 하야경위에 대해서도 대부분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증언했다. …申전총리는 먼저 崔전대통령이 전두환(全斗煥)씨의 鄭전총장 연행 재가요구를 여러차례 거절한 사실을 상기시킨 뒤 崔전대통령이 12.12 다음날인 79년12월13일 오전5시10분쯤노재현(盧載鉉)전국방장관이 가져온 「鄭전총장 연행보고 서」에 사후재가하며 결재시간을 명시한 경위를 자세히 설명.그는 『崔전대통령은 사전재가없는 연행은 불법이며 국방장관 결재등 정식절차를 밟도록 한점,더 큰 혼란과 희생을 방지하기 위해 사후 재가하게 된 경위등을 명확히 하기 위해 결재 시간을 명시했을 것』이라고 증언.
…申전총리는 특히 12.12와 관련,『당시 무력을 동원해 강제연행해야 한다거나 사전 재가없이 연행을 서둘러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극상」이 아니냐는 검찰주장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시인.
…오전10시로 예정된 이날 재판은 재판부의 사정으로 당초보다30분 늦은 오전10시30분에야 개정.
공판이 예정보다 지연된 사유는 이 사건 주심인 김용섭(金庸燮)판사가 이날 아침 갑자기 위통을 일으켜 병원에 들렀기 때문으로 알려졌는데 金부장판사는 공판을 시작하며『개정이 늦어져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편 박종규(朴琮圭)피고인의 변호인인 석진강(石鎭康).이양우(李亮雨)변호사도 이날 공판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재판부는 전상석(全尙錫)변호사를 국선변호인으로 지정해 재판을 진행.
…이양우변호사등 변호인단은 崔전대통령이 신군부측에 속아 정권을 내줬다는 崔전대통령 변호인 이기창(李起昌)변호사의 발언이 보도된 것과 관련,『李변호사의 주장은 신군부측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다만 일국의 대통령이 속아서 정권 을 내줬다는것은 납득이 안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희성(李熺性)피고인은 5.18당시 광주상황에 대해 즉시 보고받지 못했으며 실탄분배 명령도 내린 적이 없다고 혐의사실을전면 부인.
李피고인은 『하루분의 종합상황을 한꺼번에 모아 보고했기 때문에 현지상황을 한참 뒤에나 알게됐다』며 『광주고등학교 앞에서의최초 발포사실도 즉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
…5.17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주영복(周永福)피고인도 『비상계엄확대조치가 결의됐던 5월17일 밤은 하도 피곤해 계속 잠을 잤기 때문에 상황을 전혀 모르겠다』고 발언, 스스로 실권이 없는 「바지」장관이었음을 실토.
…18차 공판중 가장 늦은 시간인 오후8시30분까지 증인신문을 벌인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불필요한 신문이 계속되자 12.12와 관련,노재현(盧載鉉).정승화(鄭昇和).장태완(張泰玩)증인에 대해서만 직접 신문을 허용하고 나머지 증인에 대 해서는 앞으로 검찰신문 범위내에서만 반대신문을 허용하겠다고 제동.
재판부는 또 공판기일 변경신청을 내는등 주2회 공판 불참의 뜻을 밝힌 변호인단에 대해 4일 공판에 이어 8,11일 공판기일까지 예고하는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한편 우국일(禹國一)전보안사 참모장은 증언이 끝난 후 피고인석으로 돌아서 『사령관님께인사 올린다』고 목례한 후 『이 재판에 나오게 된 이유를 밝히겠다』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로부터 제지당하기도.
김진원.정철근.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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